4월 들어 10일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이 수출 전반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4월1~10일 수출입 동향을 보면, 이 기간 수출액은 12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28억달러)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와 같았다. 반도체(-1.5%), 승용차(-7.1%), 석유제품(-47.7%), 무선통신기기(-23.1%), 자동차부품(-31.8%) 등 주요 수출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10.2% 감소한 것을 비롯해 미국(-3.4%), 유럽연합(-20.1%), 베트남(-25.1%), 일본(-7%), 중남미(-51.2%), 중동(-1.2%) 등 주요 시장에서 일제히 수출이 위축됐다.
이 기간 수입은 146억달러로 전년 대비 13%(21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정보통신기기(8.5%), 가스(4.1%) 등의 수입은 늘었고, 원유(-18%), 반도체(-5.4%), 기계류(-11.9%), 석탄(-40.7%) 등은 줄었다.
올해 수출 추이를 보면, 4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월 수출은 전년보다 조업일수가 적은 탓에 6.3% 감소했지만, 2월은 반대로 조업일수가 많아 수출액이 4.3% 늘었다. 3월은 0.2% 소폭 줄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달 전체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에다 조업일수까지 지난해보다 이틀 적어 3월 수출 실적보다 훨씬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비대면 서비스 증가에 따른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에 힘입어 2월 수출액이 전년보다 8.8% 증가했지만, 3월은 2.7% 감소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도 1~10일 1.5%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체 반도체 생산에서 비대면 서비스 관련 수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며 “세계경제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수출도 같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아이시(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3458억달러로, 전년 대비 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석유제품 등 다른 품목도 수출 전망이 어둡다. 자동차는 유럽·미국 등의 이동제한 때문에 수요가 부진하고, 석유제품은 수요 부진에 유가 급락까지 겹쳐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8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세계무역량이 최대 32%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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