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으로 정부의 올해 1분기 법인세 수입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세수가 걷히는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올해 1~3월 국세수입은 6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5천억원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법인세 감소다.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3월 정기신고 때 걷힌 법인세는 13조4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조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탓에 기업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2018년 162조원에서 지난해 102조원으로 37%나 감소했다. 기재부는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법인세를 포함한 일부 세금의 납부기한을 최대 3개월 연장해 준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기업실적 부진을 반영해 올해 본예산상 법인세 수입을 지난해보다 15조 줄어든 64조3천억원으로 잡았다. 3월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가 늘어난 덕에 전년 동월 대비 2천억원 증가한 3조2천억원이었다.
법인세 실적이 나빠지면서 한해 세수 목표 대비 실제로 걷힌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세수 진도율은 23.9%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2.6%포인트 낮아졌다.
국세수입에 세외수입·기금수입 등을 반영한 총수입은 1~3월 11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천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164조8천억원으로 26조5천억원 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3월 통합재정수지는 45조3천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빼 정부의 실질적인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5조3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향후 지출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기준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89조4천억원인데, 정부가 준비 중인 3차 추경으로 이 규모는 더 커진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31조6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3천억원 증가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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