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소비 회복세를 근거로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한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어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신흥국 불안 등 위험요인으로 세계 경기침체 우려는 지속한다”고 했다.
기재부가 집계한 5월 주요 소매판매 실적을 보면, 국내 카드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 증가했다. 3월(-4.3%)과 4월(-5.7%) 감소한 이후 두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방역지침 완화 및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로 풀이된다.
5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 감소했지만, 3월(-34.6%)과 4월(-14.7%)에 비하면 감소 폭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할인점 매출액은 9.3% 줄어, 4월 감소 폭(-0.9%)보다 커졌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4% 증가했다. 수출 타격을 입은 자동차업계가 국내 판매에 집중하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등으로,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코로나 이후에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5월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1.9%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70.8%)보다 6.8포인트 오른 77.6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98.8% 감소로 여전히 부진하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정부의 경기 판단이 지난달과 달라진 데 대해 “여전히 경기 하방 위험은 있지만, 4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이 증가로 전환하고, 5월 내수지표 등을 보면 다소 나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그러면서 “미국·유럽 등 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한국보다 한두 달 늦게 일어나 세계 경제 영향을 받는 수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회복 조짐이 있다고 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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