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소비심리를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시켰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 역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위축됐던 소비자심리가 한 달 만에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1.6으로 지난달 대비 12.2포인트 상승했다고 28일 밝혔다. 금융위기에서 막 벗어나던 2009년 4월(20.2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난 4월 70.8로 올해 저점을 찍은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77.6), 6월(81.8), 7월(84.2), 8월(88.2) 꾸준히 상승하다 9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영향으로 8.8포인트 급락해 79.4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10월 지수는 한 달 만에 이를 상쇄하고 2월(96.9) 수준에 가까워졌다. 한은이 주요 소비자동향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평균치(2003년1월 ~ 2019년12월)를 100으로 놓고 이보다 크면 소비자 전망이 평균보다 낙관적이라고,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항목별로 보면 6개월 뒤 지금보다 경기가 나아질지 전망하는 지수(향후경기전망)가 지난달 66에서 이달 83으로 17포인트나 올랐다. 또 지금보다 6개월 뒤 소비 지출이 늘어날지 전망하는 지수(소비지출전망CSI)가 지난달 92에서 이달 100으로 8포인트 올랐다. 이를 구성하는 여행비(+12)와 의류비(+7), 외식비(+7), 교양·오락·문화비(+7)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가계 수입이 늘어날지 전망하는 지수(가계수입전망CSI)는 88에서 94로 6포인트 올랐고 가계부채가 늘어날지 전망하는 지수(가계부채전망CSI)는 101에서 100으로 1포인트 내렸다.
주택가격을 전망하는 지수(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오른 122를 나타냈다. 7·10 부동산정책이 발표된 7월 수준(125)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 1년 동안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품목을 묻는 질문엔 농축수산물(53.7%)과 집세(46.9%), 공공요금(31.5%)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과 견줘 집세(+7.5%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다. 한때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가격이 크게 오른 농축수산물은 지난달보다 응답비중이 5%포인트 낮아졌고 석유류제품도 저유가 영향으로 2%포인트 낮아졌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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