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의 가속화로 인해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이디아이는 이날 발간한 ‘경제동향 11월호’에서 “10월 말 이후 진행된 유럽 주요국의 봉쇄 조처는 세계 교역량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케이디아이는 또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완만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로써 케이디아이는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경기 부진 진단을 이어갔다. 앞서 케이디아이는 지난 8월 ‘경기 위축’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9월부터 다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케이디아이는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출 하방 위험이 확대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는 6월 이후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출하의 경우 수출 개선세에 힘입어 7.5% 늘어 23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으로 숙박·음식점(-7.7%), 금융·보험(-2.4%) 등 서비스업 생산은 부진했고, 취업자수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9만2천명 줄었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 경기 회복 흐름이 내수 서비스업보다 수출 제조업 중심으로 나타나는 만큼 해외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은 우리 경제에 다시금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케이디아이의 분석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