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겸 제2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관광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추진하고, 비대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과 금융·의료 등 8대 유망분야에 1조6천억원을 투자·지원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추진 계획안 등을 논의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장기간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항공·관광·면세업계는 고용불안 및 기업 생존위기에 직면해 있어, 이들 피해업계를 지원하고 소비 분위기 확산을 위해 새로운 관광형태인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도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다른 나라에 착륙하지 않는 대신 영공에서 선회 비행한 후 복귀하는 상품을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총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며, 예상 운임은 일반석 기준으로 20만∼30만원으로 예상했다.
또 검역과 방역 강화를 위해 인천공항에서만 여행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하루 운항 편수를 최대 3편까지만 허가할 계획이다. 사전 온라인 발권과 단체수속, 탑승·하기 게이트 ‘거리두기' 배치, 리무진 버스 이용 제한 등의 조처도 시행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탑승자에 대해 철저한 검역·방역관리 하에 입국 후 격리조치·집단검사를 면제하고, 일반 여행자와 동일한 면세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면세 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술 1병(1ℓ·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까지다. 승무원에게도 현행 면세 한도인 기본 150달러에 술 1병(3개월에 1회), 담배 200개비를 적용한다. 면세점 이용 역시 기내는 물론 시내, 공항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조속히 관련 상품이 출시되도록 정부와 항공사 간 협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6곳이 상품을 준비 중이다. 또 상품이 출시되면 항공사가 운임으로만 총 48억1천만원의 매출(탑승률 70% 기준)을 얻고, 관련 업계도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또 비대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융, 의료, 교육 등 유망분야에 규제 완화 및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금융 분야에서 공인인증제도 폐지, 비대면 보험모집 등을 허용하고 의료부문에서는 스마트병원 18개 선도모델 구축 등을 추진한다”며 “8대 비대면 유망분야에 내년 1조6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8대 분야는 금융, 의료, 교육·직업훈련, 근무, 소상공인, 유통·물류, 디지털콘텐츠, 행정 등이다.
우선 금융 분야에서는 올 연말 공인인증제도 폐지에 따라 새 인증·신원확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비대면 보험판매도 허용한다. 비대면 스타트업의 전자금융업 진출 활성화를 위해 최소 자본금을 5억∼50억원에서 3억∼20억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의료부문에서는 5G 등 ICT 활용 스마트병원 선도모델을 내년 3곳을 비롯해 2025년까지 총 18개를 구축하고 건강 취약계층 12만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돌봄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분야에서는 전국 초중고교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원격교육에 적합한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 원격 근무 활성화를 위해서는 400개 중소·중견기업을 상대로 재택근무 종합컨설팅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비대면 판매가 가능한 스마트 상점 10만개, 스마트 공방 1만개를 2025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정부 앱 외에도 카카오톡 등 민간 앱·포털 등에서도 공공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오픈 API 기반 개방 플랫폼을 구축하고, 2022년까지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수혜서비스를 한국에 확인할 수 있는 국가보조금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 가속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향후 비대면 유망분야에 대한 후속 조처를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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