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월 취업자 감소 인원이 100만명에 육박하는 고용 충격이 발생했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실업자도 처음으로 150만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감염 사태 이후 고용 상황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졌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81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8만2천명 감소했다. 1998년 12월 감소 폭(128만3천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해 12월 감소 인원(62만8천명)보다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코로나19의 3차 유행에 따른 고용 충격이 한두달 시차를 두고 심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3차 유행의 고용 충격은 지난해 봄 코로나19 1차 확산 때보다 더 크다. 계절에 따른 일자리 변동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취업자’를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가 가장 적었던 4월(2655만1천명)보다 지난달(2648만5천명) 취업자가 더 적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계속되면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가 대거 사라졌다. 숙박·음식점업은 36만7천명 줄었고, 도·소매업은 21만8천명 감소했다. 이·미용업, 결혼·장례업종이 포함된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도 10만3천명 줄었다. 전체 서비스업에서 줄어든 일자리만 89만8천명이다.
제조업은 4만6천명 감소했는데, 수출 회복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감소 인원(-11만명)보다는 다소 줄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일용직이 모두 79만5천명 줄어 전체 취업자 감소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용근로자는 3만6천명 늘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5만8천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만2천명 증가했다.
15살 이상 고용률은 57.4%로, 전년 동월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15~64살 고용률은 64.3%로 전년 동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전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하락했지만, 20대가 최대 피해를 겪고 있다. 20대 고용률(53.9%)은 전년 동월 대비 4.2%포인트 떨어졌다. 1월 기준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로 신규 채용이 위축됐고, 청년층이 주로 종사하는 서비스업종이 부진한 게 주요 원인이다.
30대 고용률(74.4%)은 2.3%포인트 하락했고, 40대(76.2%)와 50대(72.6%)도 1.9%포인트씩 줄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증가 추세였던 60살 이상 고용률(36.4%)도 1월 한파에 재정일자리 사업 재개가 늦어져 2.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57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만7천명 증가했다. 199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로 많으며, 처음으로 1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실업률은 5.7%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올랐다. 1월 기준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75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만7천명 증가했다. 199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이들 가운데 특별한 사유 없이 ‘그냥 쉰’(쉬었음) 인구가 271만5천명으로, 전년보다 37만9천명 늘었다. 통계 작성(2003년 1월) 이후 최대다. 일할 의사는 있지만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단념자’는 77만5천명으로, 전년보다 23만3천명 늘었다. 통계 작성(2014년 1월) 이후 가장 많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1분기에 직접일자리 90만개 이상 창출하고 청년·여성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상반기 채용 인원을 연간 목표(2만6천명)의 45% 이상 달성하고, 1분기에 체험형 인턴 4300명을 고용할 방침이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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