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대형 증권사들이 27일 최근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을 업계 내에서 소화하는 방식 등으로 단기자금 경색 문제 해소에 기여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케이비(KB)증권·엔에이치(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 사장단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레고랜드 유동화기업어음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시장 위기와 증권·여신업권의 단기자금시장 경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사가 보유한 유동화기업어음 등을 업계 차원에서 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업계는 후속 논의를 통해 세부 실행방안과 지원 규모를 결정하고, 실행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각사가 500억∼1천억원 수준으로 자금을 각출하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유동화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금투협은 “9개 대형사 사장단은 현재의 유동성 위기가 증권업계 전체로 확산되지 않도록 자금 여력이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