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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흥국생명 ‘콜옵션 포기’에 채권시장 ‘절벽’…기업 자금조달 비상

등록 2022-11-06 14:04수정 2022-11-07 02:49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10월말대비 30% 가까이 급락
한국물 채권 해외발행 위축…기업 자금조달 ‘이중고’
3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모습. 연합뉴스
3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모습. 연합뉴스

흥국생명의 미국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이후, 보험·은행들이 발행한 한국물 외화표시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 절벽 수준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외 외화채권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액면가 100달러짜리 신종자본증권 거래 가격은 4일 72.2달러로, 지난 1일 콜옵션 미행사 공시 직전인 10월 말(99.7달러)보다 27.6% 급락했다. 그동안 한국물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행사가 암묵적인 관행이었던 터라 시장에서는 이달 상환을 예상하고 100달러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상환 시기가 연기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최근 거래동향. 글로벌 채권 정보제공 업체 씨본즈(Cbonds) 닷컴 웹사이트 갈무리 화면.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최근 거래동향. 글로벌 채권 정보제공 업체 씨본즈(Cbonds) 닷컴 웹사이트 갈무리 화면.

다른 보험·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급락했다. 동양생명 신종자본증권(2025년 9월 콜옵션 만기),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2023년 8월),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2024년 10월)도 10월 말 대비 지난 4일 각각 83.4→52.4달러, 96.6→88달러, 87.5→77.8달러로 떨어졌다. 거래는 저조하다. 한 증권사 해외채권운용 담당자는 “해외채권의 경우 전반적인 거래량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이전부터 한국물에 대한 유동성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매수·매도 호가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미행사 이후에는 그것마저도 사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담당은 “11월 들어 실거래가 전혀 없는 달러발행 신종자본증권도 많다. 시장 신뢰가 깨지면서 투매 수준의 물량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반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단기적으로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보험사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결국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제조·수출 한국 기업 등 일반 해외채권 수요가 줄고 발행 금리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 해외채권운용 담당자는 “전반적으로 한국물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연말 ‘북클로징’(장부 결산) 관행으로 유동성이 줄어드는 경향까지 있어 걱정”이라며 “일반 채권 발행 기업들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성종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과 달리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달러채권은 국내 정책으로 온기를 퍼뜨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해외시장에서 한국 발행 채권물 거래가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투자증권 등은 달러채 조달을 중단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여온 호주 달러 채권(캥거루본드) 발행을 앞두고 있고, 일부는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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