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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임종룡…‘관치’ 논란 거셀 듯

등록 2023-02-03 20:10수정 2023-02-04 02:30

완전 민영화 14개월만에 정부 지지 업은 관료 출신 낙점
3월 주총 승인 거쳐 임기 시작…노조 “사실상 낙하산” 반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2017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2017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룡(63)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됐다. 임 후보는 이사회 추천과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우리금융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예금보험공사 출자 회사에서 2021년 11월 완전 민간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한 우리금융그룹에 다시 관료 출신의 외부 인사가 수장을 맡게 되는 것이어서 ‘관치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3일 오후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2차 면접을 실시한 뒤 임 전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차 면접에서는 임 후보를 포함해 내부 출신인 이원덕(61) 우리은행장과 신현석(62)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62), 또 다른 외부 출신인 이동연(61) 전 우리 에프아이에스(FIS) 사장 등 4명으로 압축된 후보들이 경합을 벌였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내외부 출신을 대표하는 이원덕 은행장과 임 전 위원장의 양강 구도를 예상해왔으나, 결국 현 정부와 금융당국의 암묵적 지원을 받아온 임 전 위원장이 후보가 됐다.

임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1999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당시 재정경제부에서 금융기업구조정개혁반장으로 일하며 금융기관 통폐합과 기업구조조정 전반의 실무를 맡았고, 2007년에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2009년 청와대 경제비서관, 2010년 기획재정부 1차관, 2011년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3에는 엔에이치(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돼 2015년까지 엔에치그룹의 확장을 이끌었다. 또 2015년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되며 관직으로 돌아와 2017년까지 우리금융 민영화와 사모펀드 활성화를 비롯한 자본시장 규제 완화 등을 주도하며 금융 정책을 총괄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일한 2014년에는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어 성공하면서 우리금융과 묘한 인연을 맺기도 했다.

임 후보는 관직과 민간에서 일할 때 ‘마찰없는 소통의 리더십’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성품이 온화하고 다정하며, 기획재정부 재직 때는 부내 투표에서 ‘닮고 싶은 상사’에 세 번이나 뽑히는 등 부하 직원들로부터 높은 신망을 얻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부터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증권사·보험사 인수 등을 추진하고 있어, 굵직굵직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경험이 두루 많은 임 차기 회장 후보가 강점을 살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임 후보 취임의 가장 큰 난관은 우리금융 내부의 반발이다. 우리금융지주 노조는 임추위 심사 전 낸 성명서 등에서 “임 전 금융위원장은 과거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할 때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제정하면서 핵심 키워드로 ‘자율경영’을 강조했고, 시중은행 성장의 걸림돌을 정부의 간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며 “이런 인사가 사실상 낙하산으로 우리금융그룹의 수장이 되는 것은 정권 교체의 전리품을 챙기는 구태의연한 행태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우리금융그룹 임추위는 이날 임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정한 배경에 대해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고 농협금융 회장직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로서 우리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특히 임추위 위원들은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융시장 뿐 아니라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을 갖춘 임 전 위원장이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임 전 위원장은 최종 후보자 선정 뒤 낸 입장문에서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과 고객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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