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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돈 잔치’ 뭇매에 대출금리 낮추는 은행…단, 신규 대출에만

등록 2023-02-21 18:55수정 2023-02-22 01:04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모습.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모습.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강한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덜 얹는 방식 등으로 대출금리 추가 인하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대출금리 인하는 신규 대출에만 적용돼 기존 차주들 중심으로 ‘생색내기’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35%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최대 0.5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잔액코픽스를 기준으로 6개월 주기로 금리가 변동하는 ‘케이비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30%포인트 내린 연 4.66∼6.06%가 적용된다. 금리 변동 주기가 12개월인 경우에는 0.35%포인트 인하한 연 4.7∼6.1%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는 전세대출 상품은 ‘케이비전세금안심대출’ ‘케이비주택전세자금대출’ ‘케이비플러스전세자금대출’이다. 가장 금리 수준이 낮은 케이비전세금안심대출은 신잔액코픽스 6개월 기준 0.50%포인트, 12개월 기준 0.55%포인트 내려 각각 연 4.13∼5.33%, 4.23∼5.63%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거래 실적과 상관 없이 6개월 변동형은 0.45%포인트, 5년 변동형은 0.20%포인트 각각 인하된다. 이날 우리은행 ‘아파트론’의 경우 6개월 변동금리가 연 5.46∼6.26%, 5년 변동금리가 연 5.09∼6.09%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내렸다. 이날부터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연 4.28%, 마이너스통장 금리 하단은 연 4.547%로 조정된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한도도 기존 2억5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 한도도 2억원에서 2억4천만원으로 높였다. 신한·하나은행도 금리 인하를 검토중이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는 신규 차주가 대상이라 기존 대출자들의 부담은 덜지 못할 전망이다. 대출금리는 코픽스나 금융채 등 시장금리와 연동돼 변동하는 대출 기준금리에 은행들이 자체 책정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은행권은 기존 차주의 경우 처음 대출 계약 때 신용점수, 소득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우대금리를 책정됐으므로 중간에 바꾸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존 변동금리 대출 차주도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로 대출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라 시차를 두고 금리 수준이 서서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가산금리·우대금리 혜택까지 받으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알아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객이 어려워졌는데, 돈을 빌려준 은행은 돈을 벌었다. 성과급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다고) 한다. 대통령뿐 아니라 누구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의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분야별로 과점적 요소를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보면, 지난달 일반신용대출을 취급한 30개 저축은행의 전체 취급액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연 17.14%로 지난해 12월(연 17.00%)보다 소폭 올라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저축은행까지 압박한다면, 이건 저신용자들을 쳐내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대출금리 오름 폭이 예금금리 상승 폭보다 낮았기 때문에 당분간 대출금리를 따로 낮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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