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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내 대출금리, 왜 그대로야? 은행들 금리 내린다며… [뉴스AS]

등록 2023-02-23 08:00수정 2023-02-23 13:59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기존 차주들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가 되어야 대출금리 하락세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35%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2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내렸고,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했다. 21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4.95∼6.42%로 한 달여 전인 지난달 17일에 견줘 상단이 0.94%포인트 하락했다.

그런데 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기존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구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에 원가와 마진을 포함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빼서 결정된다. 먼저 대출 기준금리는 종류에 따라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와 연동된다. 가령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개월 단위로 금리가 준거금리에 연동돼 바뀌는 변동형 상품은 대부분 은행들에서 신규코픽스를 지표로 삼는다. 신규코픽스는 8개 시중은행이 전달 신규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예·적금,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 상호부금, 주택부금, 표지어음 매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금리를 가중평균해 구한다.

은행들은 여기에 원가에 해당하는 각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금리를 얹는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책정하는 이 금리를 가산금리라고 하는데,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원금 손실 위험을 평가해 이와 비례해 얹는 신용 프리미엄, 인건비(업무원가), 보증기관 출연료(법적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후 마지막으로 거래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빼준다.

이번처럼 은행들이 일괄적으로 금리를 조정할 때는 주로 가산금리를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이다. 시장금리와 별개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미 체결된 대출 계약은 가산·우대금리 조정이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도 상품의 일종”이라며 “이미 물건을 산 뒤 할인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차액을 환급받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기존 대출자가 가산·우대금리를 조정받으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거나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감수하고 다른 은행으로 대환하는 방법뿐이다.

그렇다면 기존 차주의 대출금리는 내려갈 가능성이 없는 걸까. 방법은 있다. 가산·우대금리는 그대로이지만,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금리 수준을 낮출 수 있다. 대출 기준금리의 지표인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가 내려가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며 올해 1월 신규코픽스는 전달 대비 0.47%포인트 내린 연 3.82%를 기록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기존 차주들이 금리 하락을 체감하려면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변동금리 대출 상품 중에는 6개월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코픽스와 은행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게 불과 지난해 12월부터라 변동금리가 바뀌는 시점에 내림세가 적용되려면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많이 쓰이는 은행채 6개월물 금리와 주담대 준거금리인 코픽스가 최근 하락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6개월 전보다는 높은 상태다. 이에 당분간은 대출금리가 오히려 오르는 차주들도 일부 나올 수 있다. 은행채 6개월물은 21일 기준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26일(연 3.312%)보다 0.425%포인트 오른 연 3.737%고, 코픽스도 지난해 8월(2.90%)과 비교하면 1월 코픽스(3.82%)는 0.92%나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주담대 고객의 경우엔 금리 인하를 체감하려면 올해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이라며 “신용대출의 경우는 1년 단위로 만기 연장을 할 때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걸로 간주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도 금리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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