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가 ‘단발성 호재’로 끝난 뒤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국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다만 국외주식의 경우 제도 등에서 우리와 차이가 있는 만큼 투자 전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자료를 보면, 예탁원이 보관하는 전체 외화주식은 지난해 말 554억달러에서 올해 9월 말 709억달러로 30% 가까이 증가했다. 외화주식에서 80% 넘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주식의 경우 442억달러에서 624억달러로 증가 폭이 더욱 컸다. 다만 4분기 들어서는 미국주식 순매수세는 감소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순매수 규모는 9월 5억4507만달러에서 10월 2억6604만달러로 절반 넘게 줄었고, 이달 들어 15일까지는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최근엔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흐름이 눈에 띈다. 예탁원 세이브로를 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중국주식을 2692만달러 순매수했다. 지난달 순매수 규모가 14만달러에 그쳤고, 그 이전에 중국주식을 팔아치웠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부동산경기와 소비부진 등으로 약세였던 중국 증시가 최근 들어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다. 11월 중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중국주식에는 바이오기업인 우시앱텍, 소비 회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귀주마오타이와 화장품 브랜드 ‘프로야’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최근 예탁원은 미국주식을 중심으로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주의점을 안내했다. 우선 주가 상·하한폭이 30%로 제한되는 국내와 달리 미국시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큰 폭으로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손실 규모도 커질 수 있다. 시차 등을 고려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 투자자가 재빠르게 정보를 파악하거나 대응하기도 까다롭다. 세금 문제도 유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현지 과세체계를 따져봐야 하고, 국외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었을 땐 250만원(기본공제) 초과분에 대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국외 거래인 만큼 현지통화 환율에 따라서도 수익이 달라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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