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국세청장 밝혀…론스타 본사 “수사 협조”
이주성 국세청장은 31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차익에 대한 과세 문제와 관련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먼저 선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론스타 본사는 한국 검찰의 수사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청장은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매각이 끝나지 않은 만큼 아직 과세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과세 여부보다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여부가 먼저 판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로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드러나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면 ‘과세대상’이 사라지게 되는 만큼, 적격성 판단 문제가 먼저 선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주식거래 차익에 대한 세금은 대주주한테만 물릴 수 있다. 이 청장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향후 법원의 판단에 의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국세청에서 외환은행 매각 일정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판단을 받으려면 최소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 때까지는 금감위가 최종 매각승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또 론스타의 스타타워빌딩 매각과 관련한 1400여억원의 추징금 문제에 대해 “세무조사를 받았던 (6개) 외국계 펀드 중 론스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세금을 냈다”면서 “론스타는 미국 본사가 약 3분의 1 가량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론스타 본사가 직접 세금을 내고도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향후 조세채권의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론스타는 최근 부과된 추징금 중 한국법인 대표인 스티븐 리의 비리와 연관된 부분은 납부했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납부를 거부해,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이 청장의 이번 언급은 론스타가 이번 세금 문제를 스티븐 리 ‘개인비리’로 축소하려는데 대한 반박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론스타의 주장대로 납부한 추징금이 스티븐 리 개인비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론스타 미국 본사가 직접 세금을 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론스타 본사는 지난 30일(현지시각) 한국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을 접한 뒤 수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론스타의 홍보대행사인 오웬 블릭실버 피아르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론스타는 한국 검찰의 수사에 전면 협력하고 있으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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