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면세점 등 급격 추락
마스크·백신업체는 일제히 뛰어
거래소, 16개 종목 이상급등 경보
투기세력 개입 가능성 집중 감시
마스크·백신업체는 일제히 뛰어
거래소, 16개 종목 이상급등 경보
투기세력 개입 가능성 집중 감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내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반면 마스크 업체 등 테마주들이 급등하고 있지만 일부 종목은 작전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중국 관련 업종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21.46%)과 코스맥스(-21.92%), 신세계인터내셔날(-21.46%)의 주가가 20% 넘게 추락했다. 엘지(LG)생활건강(-10.53%) 등 주요 화장품 업체의 평균 주가 하락률도 16.76%에 달한다. 면세점 3인방인 호텔신라(-19.45%)와 신세계(-16.69%), 현대백화점(-11.76%) 주가도 평균 15.97% 하락했다. 여행주와 항공주도 각각 17.53%, 11.88%씩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85% 하락한 점에 견주면 이들 중국 관련주의 충격이 훨씬 컸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515조2990억원에서 1427조470억원으로 88조원이 감소했고, 코스닥 시장을 포함하면 국내 증시에서 104조원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반면 마스크 제조업체와 백신 개발업체 등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모나리자는 이 기간에 주가가 129.4% 뛰어올랐고 또 다른 마스크 관련주인 깨끗한나라도 77.94% 급등했다. 또 백신 개발업체 진원생명과학(71.60%)과 소독제 재료를 생산하는 백광산업(28.74%)도 덩달아 주가가 치솟았다. 거래소는 최근 사이버 풍문 등으로 주가가 이상 급등한 종목 16개에 대해 시장경보 조처를 발동했다. 이들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64.2%(국내 확진자 발생 직전 거래일인 17일 대비)를 기록했다. 거래소는 투기 세력들이 일부 테마주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웠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오는 4월께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인 관광객과 직접 관련된 국내 여행·항공업과 유통업 등의 피해가 커지고 대중 수출도 위축돼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대신증권은 “만약 신종 코로나가 과거 5개월간 확산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유사하게 전개된다면 코스피는 1900선을 밑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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