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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현금화 힘든 투자…환매는 쉽게 ‘혼합자산 개방형’ 많아 위험요인

등록 2020-02-10 04:59수정 2020-02-10 10:22

환매중단 사모펀드 공통점은

유동성 떨어지는 실물자산 투자
사모운용사 45곳 ‘100% 개방형’
개인투자자 후순위인 ‘차입구조’
담보 보유한 증권사는 우선 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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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자산 개방형 펀드와 차입 투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국내 사모전문운용사들의 엇비슷한 운용전략이 일반 투자자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칠 수 있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혼합자산펀드의 개방형 비중이 높은 점은 새로운 위험요인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사모운용사의 혼합자산 설정액(35조8736억원) 가운데 개방형 펀드 잔액(14조6236억원)이 40.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혼합자산펀드는 증권·부동산·특별자산 등에 대한 최소투자비율을 적용받지 않아 운용사 마음대로 여러 자산을 담을 수 있다. 사모운용사 219곳 가운데 혼합자산펀드 비율이 절반을 넘는 곳은 75개사로 잔고는 20조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혼합자산에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실물자산이 많이 편입돼 원칙적으로는 폐쇄형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사모운용사 45곳은 혼합자산펀드를 100% 개방형으로 설정했다. 개방형은 중도에 환매 청구가 들어오면 투자금을 바로 돌려줘야 한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운용사의 사모펀드들도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개방형 펀드에 담아 화를 불렀다. 라임운용은 전체 펀드 순자산 가운데 혼합자산이 87.1%(3조4168억원)에 이른다. 환매가 중단된 3개 모펀드 모두 혼합자산 펀드다. 이들 펀드는 현금화가 어려운 사모채권과 주식관련채권(메자닌)에 집중 투자한데다 개방형으로 판매된 경우가 많아 ‘펀드런’을 촉발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환매 연기를 했거나 연기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한 펀드 26개도 모두 개방형이다. 알펜루트는 주로 비상장 주식과 코스닥 상장사의 메자닌에 투자했다. 이 운용사는 기업공개를 앞둔 유망 기업들을 발굴했다는 점을 내세워 설정액이 1년여 만에 300억원대에서 93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장외기업이 이른 시기에 상장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은 편이어서 자금이 오랜 기간 잠길 위험이 크다. 특히 개인들에게 판매된 펀드에 혼합자산과 개방형 구조가 많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펀드 환매 요청이 확산될 경우 스타트업 주식이나 전환사채 중심으로 자산을 편입한 사모운용사에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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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중단 펀드의 또 다른 공통분모는 차입(레버리지)을 했다는 점이다. 라임은 3개 모펀드에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3곳과 6700억원 규모의 총수익교환(TRS) 계약을 했다. 증권사가 운용사에 대출을 일으켜 자산을 대신 사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래다. 문제는 대출담보를 보유한 증권사들의 우선 변제권이 인정돼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계약이 운용사가 아닌 개별 펀드와 이뤄진 탓이다. 환매가 중단된 1조6천억원 규모의 라임 펀드에서 일반 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조 단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알펜루트도 증권사의 대출계약 해지로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한 사모펀드에 대해 추가로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차입을 통해 펀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판매사의 설명은 들었지만, 후순위채 투자자와 같은 처지에 몰려 불이익을 받게 될 줄은 사전에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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