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이 4일 서울시 중구 소상공인 밀집 지역에 있는 을지로지점을 찾아 지역내 소상공인의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애로 사항을 상담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시중 은행들이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금융지원을 신속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전담창구를 마련하거나 신속한 심사프로세스를 도입한다고 4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기존에 본점 심사역이 판단하던 일부 대출을 영업점장이 판단해 신속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국 영업점의 여신 심사 의사결정 체계를 대폭 간소화했다. 부득이하게 본점에서 심사할 수밖에 없는 대출은 최소 2영업일 안에 심사를 마무리하는 ‘하이패스(Hi-Pass) 심사프로세스’를 도입한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 고객에게는 2개월 후 여신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건까지 선제적으로 연기 심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전 영업점에 ‘코로나19 금융지원 전담 창구’를 운영한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이날 소상공인 밀집지역인 서울 을지로지점을 찾아 소상공인을 직접 상담하고 경영자금을 신속 지원키로 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업체에 대해 관할 관청의 피해사실 증명이 없더라도 영업점 재량으로 피해 기업으로 판단할 때는 업체당 최대 5억까지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우리금융그룹은 4일 오전 손태승 그룹 회장 주재로 자회사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비상회의를 열어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손 회장은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수행할 것을 각 계열사에 지시하고,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는 지점장 전결한도를 부여하는 등 적기 지원방안을 즉시 추진하도록 했다. 윤종규 케이비(KB)국민지주 회장도 그룹비상경영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를 조속히 극복하는데 계열사들이 적극 동참하고 속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대구·경북 지역 아동과 청소년 등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5억원을 추가 기부하고,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은행이 소유한 전국 부동산에 입주한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 3개월간 월 100원 내에서 임대료 30%를 감면하고,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서는 3개월간 임대료 전액을 면제한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도 4일 임대 중인 보유 부동산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3개월간 대구·경북지역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에 임대료 전액을 면제하고, 그 외 지역은 월 100만원 한도로 임대료 30%를 감면하기로 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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