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해질까

등록 2020-03-29 17:53수정 2020-03-30 02:32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사람들은 과거보다 현재에 더 비중을 둔다. 그래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이전에 있었던 어떤 일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2008년 금융위기를 비교해 보면 어떨까? 2008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가 망했다. 곧바로 열린 대책회의에서 미국 재무장관은 9월20일까지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5조 5천억달러의 돈이 허공에서 사라지고, 이후 24시간 내에 세계 경제가 무너질 거라고 경고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의회 청문회에서 며칠 내로 대책을 세워주지 않으면 미국에서 ‘경제’라는 단어가 사라질 거라고 얘기했다. 아직은 이렇게 과격한 말이 나오진 않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 국민이 입은 자산 손실은 금융위기 때가 훨씬 컸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6개월 만에 미국 가계의 재산이 11조달러 줄었다. 이런 상황은 이후에도 이어져 2012년에 손실액이 19조2천억달러로 늘었다. 부동산에서 7조달러, 주식에서 11조달러가 사라졌는데 그중에는 퇴직연금 4조달러가 포함돼 있었다. 미국 국민 입장에서 현재는 물론 미래마저 기대하기 힘든 상태가 된 것이다. 위기가 부동산에서 시작되다 보니 집값 하락이 유난히 컸다. 상황이 제일 나빴을 때 모기지 대출 중 10%가 이자를 내지 못했고, 4.5%가 압류에 걸려 있었다.

미국만 나빴던 게 아니다. 영국에서도 주식과 부동산을 합쳐 1조5천억달러의 개인 재산이 사라졌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다. 영국도 부동산 부실을 겪긴 마찬가지여서 전체 주택의 10%가 집을 팔아도 대출을 갚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스페인과 아일랜드였다. 스페인은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가계 자산의 4분의 1이 사라졌고, 아일랜드는 집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금융위기의 영향은 실물경제에서도 나타났다. 2009년 수출입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든 나라가 100곳을 넘었고, 유가가 76%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월평균 실업자가 80만명씩 증가해 2010년 1월에 젊은 세대의 실업률이 32.5%까지 올라갔다. 자동차 판매는 2007년 1600만대에서 2009년에 900만대로 줄었다.

미국 주식시장이 3주에 걸쳐 30% 넘게 떨어졌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9월에 3주간 33.1% 하락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하락이 컸던 만큼 이제는 바닥에 도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비관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코로나19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0%까지 떨어질 거로 예상한다. 질병으로 사람의 활동이 멈춰버린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 벌어진 만큼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금융위기 때에는 위기 이전부터 주가가 하락한 반면 지금은 사상 최고치에서 사태가 터져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수긍이 된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주가가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떨어졌다. 긴 호흡으로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못할 이유가 없다. 최소한 지금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사정이 괜찮기 때문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환불 못 해드려요”…스터디카페에 공부하러 갔다가 법 공부할 판 1.

“환불 못 해드려요”…스터디카페에 공부하러 갔다가 법 공부할 판

전국 대중교통 환급 ‘K-패스’ 발급 시작…혜택 따져보세요 2.

전국 대중교통 환급 ‘K-패스’ 발급 시작…혜택 따져보세요

고물가가 바꾼 어버이날 선물 순위…신선식품, 여행 제쳤다 3.

고물가가 바꾼 어버이날 선물 순위…신선식품, 여행 제쳤다

‘1인 가구 10평 원룸’ 살아라?…임대주택 면적 논란에 물러선 국토부 4.

‘1인 가구 10평 원룸’ 살아라?…임대주택 면적 논란에 물러선 국토부

인수가 1조 ‘아시아나 화물’…후보 4곳 중 3곳은 자본잠식 5.

인수가 1조 ‘아시아나 화물’…후보 4곳 중 3곳은 자본잠식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