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달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원 사건과 관련해 직접 사과하고 본인을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 방침을 밝혔다.
이 GIO는 이날 네이버 직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그동안의 일들에 모두 충격도 받고 실망도 분노도 크셨으리라 생각한다. 저 역시 너무도 큰 충격이었고 헤어나오기가 어렵다”며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회사 문화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제 부족함과 잘못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 안에서 괴롭힘이 발생했고 그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면 이것은 회사 전체적인 문화의 문제이며 한두 사람의 징계 수위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한달여만에 직접 사과를 한 것이다.
이어 이 GIO는 지난 25일 네이버 이사회가 제안한 경영쇄신 계획을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을 계기로 이사회가 경영진에게 제안한 것처럼 권한이 더욱 분산되고 책임이 더욱 명확해지고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해야 하는 길이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이런 쇄신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늦어도 연말까지 해내야 한다는 이사회의 제안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한 발 더 멀리 떨어져서 저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이사회 산하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일어난 직원 사망사건과 관련해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직접 가해자로 지목됐던 임원 등에게 해임, 감봉 등 징계 처분을 권고했다. 사건 책임자로 꼽히던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같은 날 네이버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