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 광화문 사옥으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케이티(KT)가 이달 중 전국 광역본부별로 협력업체 간담회를 열어, 신규 투자 결정 및 신규 물량 발주 재개 일정 등을 설명한다.
권혜진 케이티 네트워크전략본부장은 6일 <한겨레>에 “올해 계획했던 투자가 이달(4월)부터 본격 집행되기 시작했다. 유·무선 투자 사업들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4월 안에 광역본부별로 주요 협력사들에게 투자·발주 계획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열려고 한다”고 밝혔다. 케이티는 이와 관련해 “광역본부별 협력업체 간담회에 앞서, 광역본부를 비롯한 회사 내 주요 분야별 사업 주체들에게 ‘기존에 계획한 (통신 설비) 발주 물량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라’는 방침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티의 이런 행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세번이나 반복된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백지화 사태에 따른 경영공백으로 협력업체 수백여곳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서 케이티가 지난 5일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 목적의 ‘새 지배구조(New Governance) 구축 태스크포스’ 활동 기간을 지금으로부터 5개월 뒤인 8월까지로 못박은 것을 두고, 투자 결정과 신규 물량 발주 중단으로 ‘고사’ 지경에 몰린 협력업체 사정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양율모 케이티 홍보실장(전무)은 “(경영공백 상황 떄문에) 올해 1분기 들어 협력업체에 줄 물량 발주 등이 정체돼 있었던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지난주 금요일(3월31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삼은 비상경영위원회 체제에 돌입하면서 협력업체 관련 일정을 정상에 가깝게 되돌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아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안은 8월까지 마련하더라도, 회사 일 굴리는 것, 특히 협력업체와 관련된 것들은 지금부터 최대한 빨리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티는 구현모 전 대표 때 속도를 냈던 ‘디지코’(탈통신) 전략과 관련한 외부 협력 사업도 최대한 연속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케이티 관계자는 “새로 선출될 대표이사가 모든 신사업을 계속 추진한다고 당장 확답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나 미디어 콘텐츠와 같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들은 최근에도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종욱 케이티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 4개월간 불확실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임직원 6만여명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주요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비상경영위원회 체제에서도 차질없이 업무를 진행할 것이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새로운 지배구조 아래에서 다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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