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SKT)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을지로 에스케이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지난 5년간 전체 투자액의 12%에 머물렀던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비중을 앞으로 5년 동안 33%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 사업 전략을 발표헀다.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 대표는 “지난 5년간 집행한 전체 투자액에서 인공지능 분야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였는데, 앞으로 5년간은 이 비중을 33%까지 확대해, 지난해 17조원이던 인공지능 분야 매출을 2028년까지 2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집행 목표 금액을 공개하진 않았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인공지능 서비스와 인프라, 에이아이엑스(AIX, 인공지능 기술을 다른 사업분야에 접목하는 것)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이용자 일상 생활을 혁신한다는 ‘인공지능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에서는 지난해 5월 시범 출시한 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비서 서비스 ‘에이닷’(A.)을 이날 정식 출시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특별히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보유한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의사소통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를 걸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인공지능으로 오간 대화 내용을 분석해 중요한 정보를 추려 요약해 주며, 통화 중 약속한 일정을 캐린더에 등록하는 등 ‘인공지능 전화’ 기능을 에이닷에 연내에 탑재한다. 다만, 에이닷 이용자뿐 아니라 통화 상대방의 음성 데이터까지 어떤 동의 절차나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인공지능 인프라 분야에서는 거대언어모델 이름을 ‘에이닷엑스(A.X) 엘엘엠’으로 정하고, 앤트로픽, 오픈에이아이(Open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넓힐 계획이다.
에이아이엑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에스케이텔레콤 및 계열사들의 핵심 사업 영역들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모빌리티, 헬스케어, 미디어, 광고기술(애드테크) 등 인접 영역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유영상 대표는 “정부도 우리를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회사로만 봐서 곤란했던 면이 있다. 네트워크 투자의 전후방 효과도 물론 크지만 인공지능 투자는 그 효과가 훨씬 크다. 앞으로는 에스케이텔레콤이 통신 네트워크뿐 아니라 그걸 포함한 인공지능 전반에 투자하는 회사로 인식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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