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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올해의 기술대상’ 생성AI…수상소감에 인간이 있을까

등록 2023-12-25 09:00수정 2023-12-25 09:34

오픈에이아이가 만든 챗지피티
오픈에이아이가 만든 챗지피티

영화대상, 방송대상처럼 기술 분야에 연말시상식이 있다면 2023년 기술대상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일 것이다. 작품상은 ‘챗지피티’, 남우주연상은 ‘챗지피티를 만든 샘 올트먼’이지 않을까? 모든 분야 상을 휩쓸만큼 2023년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해였다. 오픈에이아이가 만든 챗지피티, 구글 바드,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이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지난 13일에는 구글이 차세대 거대언어모델 클라우드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제미나이1.0’을 출시했다. 기업이나 연구소는 제미나이를 이용해 자체 데이터로 맞춤형 모델을 구축하고, 검색 도구 및 챗봇을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생성형 인공지능 소식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기술 분야의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챗지피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달러(약 12조3천억원)를 투자했고, 클로드는 아마존이 최대 5조4천억원을 지분투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왜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도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이 닥쳤지만 알파고는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이었다.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다.

생성 인공지능은 다르다.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어려운 프리젠테이션 문서, 엑셀 문서를 뚝딱 만들어 주고 영문으로 된 보고서를 한글로 요약해 달라고 하면 1~2분 만에 비문 없이 깔끔한 문장으로 정리해준다.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면 그림·동영상 제작뿐 아니라 프로그램 코딩도 척척 해낸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정보 검색, 번역, 문서 작성, 단순한 코딩 능력은 이미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모든 개인이 자신에게 최적화된 똑똑하고 친절한 비서를 갖게 된 셈이다. 개인의 행동 데이터와 엄청난 양의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 분석을 통해 인간이 취할 행동을 예측하고 제안한다.

지금은 챗지피티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검증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챗지피티 오류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 사람들은 더이상 일일이 검증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점점 똑똑해지는 인공지능은 초합리적인 조언을 인간에게 하고 인간은 그 도움말을 자연스럽게 따를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인공지능의 조언을 따르고 있다. 택시에서 택시운전사가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로 갈까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경우 동의한다. 내비게이션이 가장 빠른 길을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초합리적인 개인비서가 생기면 편리할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니콜라스 카의 책 제목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되는 것은 아닐까? 나의 직업도 없어지려나?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해 일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세금은 누가 내지? 걱정과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우리는 이미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왔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걱정보다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해보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꼼꼼히 들여야 봐야 할 때다. 지금은 인간의 집단지성이 절실한 순간이다. 이제껏 인류가 새로운 기술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온 것처럼 머리를 맞대고 같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년 이맘때에는 안갯속 같은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도록.

사단법인 코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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