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에도 2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은 16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생산됐고 데이터센터 수요도 크게 는 탓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137억4천만달러, 수입액은 77억1천만달러, 수지는 60억4천만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반도체와 휴대폰, 피씨가 수출 증가를 주도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5% 증가했고 지난 2018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연도별 2월 ICT 수출액 동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낸드가 34%, 메모리다중칩패키지(MCP)가 27.4% 늘어 총 수출액이 9.3% 늘었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 수출이 큰 축을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도 27.5% 늘었다.
휴대폰도 완제품 수출은 줄었지만 부분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3% 늘어 총 4.7% 늘었다. 컴퓨터는 메모리 반도체 기반 대용량 저장장치인 에스에스디(SSD) 판매가 171.7%, 주변기기가 126.6%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8% 늘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오엘이디(OLED) 패널의 스마트폰 수요 확대에도 엘시디(LCD)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14.9% 감소했다.
국가들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 포함·61억달러) 수출액이 4.9% 늘었고 베트남(23억달러) 수출액도 12.9% 늘었다. 미국(17억달러)과 유럽연합(8억달러)도 각각 19.5%, 14.6% 늘었다.
중소·중견기업 수출액은 이차전지 등 전기장비와 반도체, 컴퓨터 및 주변기기의 수출 증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 늘었다. 중소기업만 따로 떼어서 보면 컴퓨터 및 주변기기가 17.3%, 휴대폰이 12.1% 늘어 총 11.3%가 늘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월 코로나19로 물류 차질이 있었지만 우한시를 제외하고는 원자재 수급이 원활한 편이었고 항공기도 우회노선을 활용하는 식으로 위기를 타개했다”며 “지난해 시황이 바닥에 비유될 만큼 안 좋았다면 올해는 데이터센터 고객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어 대비 효과가 큰 것”이라고 해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객사 재고 확보 심리에 대해선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고객사들이 오히려 재고 확보 여력이 없어서 주문량을 줄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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