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n번방법 시행령’이 22일 공개됐다. 공개된 공간에서의 2차 확산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진 것인데, 정작 엔번방 범죄가 일어난 텔레그램을 제재하긴 어렵다는 한계는 여전히 남아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날 아침 전체회의를 열어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중 ‘n번방 법’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의 내용과 대상자의 범위 등을 정하는 시행령을 논의했다. 이 시행령은 지난 5월20일 국회를 통과한 법 개정안을 구체화 하는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오는 27일 입법예고 되면 규제개혁심사위원회와 위원회 의결,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12월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령의 주요 내용은 ‘누구에게 어떤 의무를 부과할 것인가’다. 이날 방통위 발표 내용을 보면, 불법촬영물 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하는 사업자는 웹하드 사업자와 방통위가 지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다. 구체적인 조건은 전년도 매출 10억원 이상, 일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 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2년 내 불법촬영물 등 관련 시정요구를 받은 이들이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규모가 큰 인터넷 사업자들은 대부분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상시적인 신고 기능을 마련하고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 정보는 검색 결과를 제한하는 조치 등을 취해야 하며 △불법촬영물에 대해서는 필터링 조치(DNA DB) 등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 등을 해야 한다. 또 불법촬영물 유통방지를 위한 책임자를 지정하고 불법촬영물 처리에 관한 투명성 보고서 제출의무 등도 져야 한다. 관련 내용을 어길 시에는 불법촬영물이 유통된 서비스의 매출의 100분의3 이내의 과징금 또는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n번방 법’은 발의 때부터 크게 두 가지의 약점을 안고 있었다. 먼저 사적 대화방에서 이뤄지는 불법촬영물 유통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게 되면 대화방을 검열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n번방 대책회의에 참여했던 허욱 상임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개인의 내밀한 부분까지 들여다보는 건 곤란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최초 1차 유포와 관련해서는) 신고에 의해 사업자들이 모니터링해서 삭제조치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서버의 위치가 불분명하다는 등의 사정 때문에 국내법이 실질적으로 구속력을 갖지 못하는 실정인데, 이번 시행령은 정작 범죄가 일어난 텔레그램에 대해선 아무 조치를 못하면서 국내 사업자들에게만 추가적인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한 방통위원들의 질의에 김영주 방통위 인터넷윤리팀장은 “해외사업자 집행력 문제는 특히 텔레그램 같은 부분에서는 대상사업자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으면 애로사항 분명히 있다”면서도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다른 해외사업자에게는 집행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개정안 준비하며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사업자와도 의견수렴 단계를 거쳤고 이들도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강윤진 방통위 인터넷윤리팀 사무관은 <한겨레>에, 지난달 구글이 방통위의 지적을 받아들여 유튜브 프리미엄 과금체계를 바꾸겠다고 한 점을 근거로 들며 “해외사업자에게 지속적인 조사와 행정제재를 하고 있고 구글 등 기업들이 이를 수용하는 추세”라며 “행정제재 이행과 과징금 징수 등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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