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제공
넥슨 발 연봉인상 바람이 게임·아이티(IT) 업계를 넘어 통신사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참 여부를 놓고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엔씨소프트도 전 직원의 연봉을 일괄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상 폭은 1천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한 고위 임원은 11일 <한겨레>와 만나 “급여 및 보상 체계 개편과 관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전 직원 연봉 일괄 인상 방식을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국내 최고 (연봉) 수준’ 타이틀을 이어가려면 일정 폭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내부 의견도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 다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신입사원 첫 연봉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6천만원을 넘게 하려면 적어도 800만원 이상의 인상 폭이 필요하다”며 “상징적 의미와 신입사원 공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1천만원 안팎의 인상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일괄 연봉 인상 바람이 불 때 나온 엔씨 쪽 입장과는 결이 사뭇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그간 “연봉 협상은 3~4월에 한다. 연봉 인상 폭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원칙론적 언급만 해왔다. 다만 연봉 일괄 인상 여부와 인상 폭 등에 대한 경영진의 최종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넥슨은 개발직 신입사원 연봉을 5천만원으로 올리면서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기존 직원들의 연봉도 800만원씩 인상하기로 했고, 넷마블과 컴투스 등도 뒤따랐다.
크래프톤과 직방 등은 한술 더 떠 개발직 신입사원 연봉을 6천만원으로 높이면서 직원 연봉을 2천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최근에는 1위 이동통신 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SKT)도 ‘임금 협상 타결 격려금’을 800만원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이 대열에 동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발자 연봉 인상 경쟁과 관련해 “각 업체별로 임금·보상 체계가 상이해 신입사원 연봉액과 일괄 인상 폭만으로는 어디가 더 높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포괄임금제를 유지하는지, 주 40시간 근무제로 전환했는지 등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잡고 있는 금액도 통상적으로 급여 가운데 10~15% 정도에 이르는 휴일·연장 수당 등을 포함한 금액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신입사원 연봉 6천만원도 주 52시간을 다 채워 근무했을 때를 가정해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