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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양다리·간 보기·배터리 올인…SK·삼성·LG, 3색의 ‘수소 전략’

등록 2021-09-15 04:59수정 2021-10-06 14:15

전기차 배터리 사업 대기업들
서로 다른 수소 사업 행보 눈길

‘에스케이(SK)는 양다리, 삼성은 간 보기, 엘지(LG)는 기존 사업 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국내 대기업 그룹이 수소 사업에선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에스케이가 배터리와 수소 둘 다 잡으려 한다면 경쟁사인 엘지는 배터리 하나만 잘하자는 쪽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전략에 각 그룹의 특수성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케이그룹은 배터리와 수소 사업에 모두 뛰어든 전형적인 양다리 전략을 펼친다. 지난 8일 국내 15개 회원사를 중심으로 출범한 ‘수소기업협의체’에서 에스케이는 현대차·포스코그룹과 함께 공동 의장사를 맡았다. 재계 협의 기구를 주도할 만큼 수소 사업 참여 의지가 높다는 의미다.

에스케이그룹은 정유·화학 사업 핵심 계열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 사업을 한다. 미국 2위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와 손잡고 배터리 시장 점유율 세계 6위(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에 오를 만큼 사업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번 수소협의체에선 그룹의 도시가스·발전 사업을 담당하는 에스케이이엔에스(E&S)가 중심에 섰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 6천억원 규모인 부산도시가스 등 지역의 독점 도시가스 회사를 지배하며 연 매출 6조원, 영업이익 3천억원 안팎을 올리는 알짜 기업이다. 그러나 수소 압축 기술과 생산 등 수소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투자금을 붓겠다는 것이다.

수소는 전기차를 굴리는 동력원이자 미래의 에너지 저장 수단이라는 점에서 배터리와 시장이 겹치는 경쟁 관계로 볼 수도 있다. 개별 그룹으로선 한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는 게 유리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에스케이바이오팜이 신약 개발, 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 사업을 각각 추진하는 것처럼 에스케이그룹의 사업은 ‘따로, 또 같이’라는 인상을 주는 게 적지 않다”며 “그룹 차원에서 교통정리를 하지 않고 각 계열사가 알아서 자체 신사업 방향을 잡고 추진하라는 게 기본적인 기조”라고 말했다. 계열사의 ‘각자도생(스스로 제 살길을 찾다)’ 전략에 따라 그룹도 배터리와 수소 사업을 둘 다 밀어준다는 이야기다.

삼성은 그룹 지배 구조의 중심에 있는 삼성물산이 수소협의체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이 나서지 않고 개별 기업이 발을 걸친 모양새다.

삼성그룹에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에스디아이(SDI)는 과거 수소 생태계의 발전기 역할을 하는 연료 전지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주로 투자를 집중해 왔다.

삼성물산 쪽은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이 아니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향후 수소 사업과 연계한 발전소·충전소 건설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개별적으로 수소협의체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미래의 수주 일감을 노리고 개별 기업 차원에서 수소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얘기다.

배터리 시장 세계 2위 자리를 굳힌 엘지그룹은 수소 경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재계의 수소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다른 대기업 그룹이 수소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석유 화학 공장에서는 생산 공정에서 수소를 얻을 수 있어 수소 사업에 뛰어들 유인이 큰 편이다.

이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스마트폰 사업 철수 등 비주력 사업 및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는 그룹의 기류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현재 잘하는 사업을 키우는 쪽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엘지 쪽 고위 관계자는 “특별한 의지를 가지고 수소협의체에 불참한 건 아니지만, 당장 수소 쪽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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