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도 안산시의 한 요소수 공장에서 요소수가 생산되고 있다. 이 업체는 기존 하루 150t가량의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었으나, 요소 확보에 차질을 빚어 현재 하루 평균 5~10t가량만 생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14만원 주고 10리터짜리 요소수 두 통을 해외 직구(직접 구매) 했어요. 그런데 사용이 가능한 제품인지는 몰라서 답답하네요.”
부산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는 김아무개씨는 1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주부터 화물 운전기사들은 온라인에서 요소수를 찾아 떠도는 ‘요소수 노마드(유목민)’가 됐다”며 해외 직구 경험을 들려줬다. “사흘간 온라인 마켓을 뒤지다가 급한 마음에 일단 11번가에서 요소수를 샀지만 언제 배송되는지도, 사용 가능한 제품인지도 확인되지 않아요.”
김씨처럼 요소수를 구하기 위해 해외 직구에 뛰어든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직접 구매한 요소수가 차량에 써도 되는 제품인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요소수 품질 사전검사 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이나 교통환경연구소가 요소수 이용자의 품질 확인 신청은 받지 않아서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기관에서 실시 중인 검사는 제조나 유통을 위한 것이지 개인 사용자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은 요소수 제조·수입업자나 공급·판매업체는 반드시 석유관리원과 교통환경연구소의 제조기준 적합 여부 검사를 받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에 대해선 ‘기준에 적합한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고만 정하고 있다. 해외 직구 요소수의 국내 기준 적합성 여부는 구매자로선 알 길이 없다.
이런 이유로 해외 직구가 가능한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와 같은 이커머스 업체도 요소수 유통에 미온적이다. 요소수 불법 유통 위험이 있어서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고객들의 판매 요청은 쇄도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어떤 제품이 사용 가능한지가 명확하지 않은 터라, 상품 정보나 유통 경로가 불명확한 상품만 걸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자들이 해외에서 요소수를 확보해 국내에 유통하는 것도 또다른 위험이 따른다.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 국내에 들여와도 1~2주 사이 중국 수급이 정상화돼 이전 시장가격 수준으로 떨어지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손실을 보면서 요소수를 국내로 들여오기는 어렵다. 정부가 가격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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