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 코너의 모습. 연합뉴스
대한제분이 다음달부터 밀가루 주요 제품에 대해 가격을 평균 6.4% 내린다고 30일 밝혔다. 곰표 밀가루 등을 생산하는 대한제분은 밀가루 시장에서 기업 간 거래(비투비·B2B) 1위 사업자다.
씨제이(CJ)제일제당이 다음달 농심 등과의 거래에서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밀가루 가격을 내리기로 한 데 이어 대한제분도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라면·제빵·제과업계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씨제이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등 제분업계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간담회를 열고 “하락한 국제 밀 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제분업계는 가격 인하에 난색을 보여왔지만, 라면·제빵·제과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하에 동참하자 결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지난해 5월 톤당 419달러까지 올라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세를 보여 이달 기준 톤당 243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분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의 특성상 특정 시점부터 가격을 내린다고 해도 계약 일자와 물량이 서로 달라 인하된 가격은 계약 만료 도래 시 순차적으로 적용된다”며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라면·제빵·제과업계가 모두 인하된 가격으로 밀가루를 공급받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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