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단체 대표들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홍석준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상무이사, 김고현 한국무역협회 전무.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경제6단체가 여당인 국민의힘과 함께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의 입법 중단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경제단체들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해 하도급과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와 배달 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를 법으로 보호하고, 노동쟁의 행위의 범위를 확대해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2014년 쌍용차 파업 참여 노동자에게 47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시민들이 배상금 분담을 위해 노란 봉투를 보내면서 유래된 이름이다.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9일 본회의에서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정부·여당을 비롯해 재계는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기업은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단체들이 개정안에서 특히 문제 삼은 내용은 사용자의 정의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확대한 점이다. 경제 6단체는 사용자 범위가 확대되면 원청업체가 쟁의대상이 될 수 있고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혼란이 가속화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며 “결국 원청기업과 협력업체의 거래가 단절돼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개정안에서 노동쟁의 개념의 확대로 손해배상책임이 제한되는 점도 문제 삼았다. “지금도 산업현장에서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가 빈번한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되면 노사분규로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단체들은 노란봉투법 처리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노란봉투법 절충안 여지에 대해 “타협할 성질이 아니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국회에서 강행 처리될 경우 대통령에게 노동조합법 개정안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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