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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코로나 쇼크 한달, 소비·생산 기지개

등록 2020-02-16 20:23수정 2020-02-17 02:38

백화점 매출 감소폭 줄어
현대차 공장도 조업 재개

“부산·울산점은 예년 수준 매출”
“퇴근 후 한잔씩은 하는 분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이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영업이 재개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영향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이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영업이 재개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모습. 연합뉴스

감염자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줄고 완치자도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 우려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백화점 등 대형 매장을 찾는 소비자도 하나둘 늘어나는 등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도 기지개를 켠다. 중국발 부품 조달 중단으로 국내 생산 공장이 멈춰서는 등 차질을 빚었던 생산 현장도 조업을 재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6일 코로나19 사태로 된서리를 맞았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은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국내 대표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명동점 매출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 일로에 있던 지난 3~6일 전년 같은 요일 대비 32%나 감소했다. 7~9일 사흘 연속 휴점은 방역이 주목적이었지만 ‘고객 발길이 드문’ 상황도 고려한 조처였다. 휴점 뒤 재개장한 첫 사흘(10~12일)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양상이 반전되고 있다. 매출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13~14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에 그쳤다. 문호익 롯데쇼핑 책임매니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매출 정상화까진 시일이 걸리겠지만 지난주 중반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이 다시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부산점과 울산점 등은 예년 수준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애초 ‘보류’하려던 웨딩 프로모션 행사인 ‘롯데 웨딩 위크’를 한주간 일정으로 지난 14일부터 전 지점에서 시작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던 코로나19 확산 초기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롯데 외에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기업들도 애초 검토하던 프로모션 행사를 내주부터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에서 ‘봄맞이 리빙대전’ 프로모션을 29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한산한 대형 음식점과 달리 소규모 음식점에서는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13일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는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각인데도 빈 테이블 없이 손님이 들어차 있었다. 테이블 8개를 두고 빈대떡과 숙성회, 주류 등을 파는 이 가게의 종업원은 “열흘 전만 해도 밤 9시가 넘으면 한산했는데 이젠 퇴근한 직장인들이 다시 가게에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고급음식점도 지난 14일엔 예상보다 손님이 많아 음식 재료가 떨어지자 예정보다 일찍 문을 닫았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한 금융회사의 임원은 “한주 전만 해도 악수마저 꺼릴 정도로 코로나19 전염 공포가 컸다. 여전히 단체 회식은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직장 동료끼리 삼삼오오 모여 퇴근 후 한잔씩은 하는 분위기”라며 “취소했던 ‘비즈니스(업무 관련) 저녁 약속’도 다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현장도 정상화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정 기간 휴업에 들어갔던 현대·기아차는 예정대로 17~18일부터 공장 전면 재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를 비롯해 주요 협력사인 서연이화와 성우하이텍, 세종공업 등도 17일부터 조업을 재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현지 협력사들도 공장 방역체계를 완비하고 생산 설비를 최종 점검하며 조업 재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휴업이 더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공장을 멈추게 했던 배선용 전선뭉치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경신과 유라코퍼레이션 등 중국 공장은 이미 지난 6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엘지화학의 중국 난징 공장과 광저우 편광판 공장, 톈진 자동차 소재 공장도 춘절 연장 휴업 이후 10일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창저우 공장도 다시 공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소비와 생산이 올라서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전망이다. 한 예로 지난 13일 울산 1공장과 4공장 2라인, 5공장 2라인부터 가동을 시작한 현대·기아차의 전체 가동률은 14일 현재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기아차 쪽은 “이달 말쯤에야 가동률이 예전 수준까지 올라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경락 홍대선 김은형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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