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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시민단체를 ‘불온단체’ 규정한 삼성 “직원 후원내역 열람 사과”

등록 2020-02-28 20:21수정 2020-02-29 02:00

“명백한 잘못 인정…재발 막겠다” 사과문
임직원 연말정산 내역 불법 열람
면담 활용, 그룹 보고 등 드러나
피해 단체들 “이재용 재판 염두
형량 낮추려는 위장 사과” 반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회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회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삼성이 진보성향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임직원 연말정산의 기부금 공제 내역을 무단 열람해 단체 후원 여부를 파악한 데 대해 사과했다. 피해 단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양형에 영향을 주기 위한 위장 사과”라며 반발했다.

삼성은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내역 열람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임직원이 후원한 10개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후원 내역을 동의 없이 열람한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명백한 잘못이었음을 인정한다”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부터 책임지고 앞장서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하고 성실하게 이행해 내부 체질과 문화를 바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과문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등 17개 계열사의 이름으로 발표됐다.

앞서 <한겨레>는 삼성전자서비스 등 노동조합 와해 사건의 재판 문건을 통해 삼성의 미래전략실(미전실)이 2013년 임직원이 소득공제를 위해 제출한 연말정산 자료를 열람해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후원 여부를 파악한 뒤 ‘불온단체 기부금 공제 내역’ 등의 문건을 만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단독]삼성, 직원 연말정산 정보 뒤져 ‘진보단체 후원’ 수백명 색출) 불법 사찰은 노조원뿐만 아니라 직원들 전반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됐으며 그 결과 20여개 계열사 임직원 270명의 명단이 ‘수집’됐다. 문건에는 삼성이 이들 임직원을 “밀착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주력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노조 와해 사건 1심 재판부가 지난해 12월 주도 임원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실형을 선고해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장(이상훈)이 법정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했다.

삼성은 이날 계열사별 공지를 통해 “과거 미전실에서 임의로 작성한 문건으로 회사는 해당 자료를 어떠한 목적으로도 일체 활용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노조 와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등장한 삼성 임원 등의 진술과 어긋나 논란이 예상된다. 미전실 인사지원팀 노사 담당 김사필 상무는 검찰에 “11개 단체가 종북단체라고 해서 그룹 차원에서 파악”했다고 밝히며 “밀착관리는 면담을 말하는 것으로 계열사에 (임직원에 대한) 면담을 지시했고 결과도 그룹에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단독] 삼성 쪽 대화명 ‘반드시’…‘직장인 대나무숲’ 뒤져 친노조 색출)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불온단체’로 지목된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삼성의 꼼수 사과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삼성 불법 사찰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응’은 “불법 사찰은 수년간 지속됐고, 단순히 후원 내역을 열람한 게 아니라 ‘불온단체’ 명단을 만들어 ‘문제인력’의 연말정산 자료를 뒤진 뒤 미전실 주도로 밀착 감시를 한 것”이라며 “한 번의 열람만 있었다며 사과문이라고 발표한 것은 임직원 등에 대한 기만”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민우회 김희영 활동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삼성이 이달 초 사과 의사를 밝혀 근본적 변화를 위해선 리스트 수집 방식과 기간 등 진상 규명과 피해 직원 구명 방안 등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단체들이) 밝히며 논의 중이었는데 대외 사과문부터 발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과는 삼성이 이달 초 출범시킨 준법감시위원회(감시위)를 통해 내놓은 첫 결과다. 삼성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 13일 감시위가 회의를 연 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횡령·뇌물공여 파기환송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의 요구에 따라 감시위를 꾸리고 재판부는 ‘양형 반영’ 의사를 밝히면서 감시위 활동에 ‘총수 양형 깎기 명분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4일 “재판부가 편향적 재판을 하고 있다”며 법원에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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