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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코로나 진단기술 ‘국제표준’ 인정…81개국서 검사키트 요청

등록 2020-03-29 16:59수정 2020-03-30 02:30

주목받는 ‘의료 한국’
ISO, 유전자 증폭 검사기법 승인
회원국 전체 승인 절차만 남아

정부와 의료 업체 ‘10년 협업’
감염병 진단기술 전세계가 인정

수출·원조 등 외교 협력 검토
“의료가 외교 신뢰 높일 촉매로”
지방정부 최초로 도입된 경기도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드라이브스루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자동차 창문을 통해 검진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지방정부 최초로 도입된 경기도 고양시 안심카 선별진료소(드라이브스루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자동차 창문을 통해 검진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한국의 감염병 진단 기법이 날개를 달았다. 감염병 진단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고 세계 곳곳에서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주요 나라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보급은 정부의 외교력을 강화하는 데도 한몫한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의 국외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미생물 병원체 검출을 위한 유전자 증폭 검사기법’이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 의료기기 기술위원회에서 국제표준안(DIS)으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 검사기법은 코로나19와 같이 다양한 감염병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 핵산증폭방식 체외진단검사의 전체 절차와 방법을 정의한 것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적용된 실시간 유전자증폭기법 등 핵산증폭방식의 검사에 표준을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이다. 국제표준 제정 절차에 따라 이 표준안은 최종적으로 회원국 전체의 승인 절차만 남았는데, 이변이 없는 한 연내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례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감염병 진단키트가 세계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가기술표준원과 식약처 등 정부기관과 의료기기 업계는 협업해 진단기법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채송화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화학서비스표준과 연구사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진단 역량이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국내 감염병 진단 기술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기구에서도 우리가 제안한 기술 기법을 다들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주요 나라들은 최근 한국 정부에 앞다퉈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8일 오후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의 요청으로 전화통화를 했다. 레트노 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돼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이 부족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강 장관은 “여력이 닿는 대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문재인 정부 핵심 대외전략의 한 축인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다.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한국의 방역물품을 공급해 달라고 정부 차원에서 요청한 국가는 81곳이다. 여기에 민간 영역까지 더하면 117개국에 이른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물품 해외진출 지원 관계부처 티에프티’를 만들어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보건 수요, 경제적 실익, 한국의 대외정책 등을 두루 고려해 상업적 수출 또는 원조 방식으로 외교적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최우선 고려 대상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진단키트 등을) 우리한테 요청한 상태”라며 “한-미 동맹 차원에서 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입국금지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통화스와프도 맺어 우리도 상응하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국내 생산업체 3곳의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절차상의 사전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핵발전 협력’을 포함해 여러 방면으로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루마니아는 이미 두차례 한국산 방호복과 진단키트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수송기로 공수해 갔다. 감염병 진단 기술이 외교적 신뢰 관계를 높이는 촉매 구실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대선 김소연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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