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경우 내수 비중이 높은 유통 등 서비스업의 회복이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은 하반기 이후 완만한 반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은 세계적으로 이동제한이 장기화하면서 업황 정상화가 올 4분기 이후로 지연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일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활동 정상화가 예상된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연구소는 정부의 소비진작책과 수요 회복 등으로 내수 비중이 높은 유통 등 서비스업 회복이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홈코노미(home과 economy의 합성어로 집에서 소비활동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행태)와 언택트 소비(Un+contact 합성어로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소비) 문화가 새로운 구매 패턴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산업의 경우에도 비대면 교육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에듀테크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은 완성차 생산 차질과 선박 발주 위축 등으로 업황 부진이 심화되고 있으며, 철강산업도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수급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 이후 완만한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은 세계적으로 이동제한이 장기화하면서 업황 정상화가 4분기 이후로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항공업계의 경우 정부지원 확대 여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 등이 주요 변수이지만, 인수·합병 등을 통한 저비용항공사(LCC) 대형화 등 구조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관광·숙박업은 팬데믹이 종료되더라도 로컬 관광업자의 폐업 등으로 인프라 재구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정유·화학업은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둔화에 원유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주요 제품의 마진이 손익분기점 이하로 내려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 특성상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안정된 이후에야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소는 “중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이르면 5월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주요국보다 빠른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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