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올해 안에 대량공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접종받는 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29일(한국시각) 미국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의 백신개발업체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값을 50~60달러(6만~7만2천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하는 방식인데, 접종 회당 25~30달러 수준의 가격이 책정된 것이다. 모더나의 현재 예상가격은 고소득국가들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 저소득국가에는 가격을 낮춰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고소득국가들은 높은 가격을 내는 만큼, 백신 물량이 우선 공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더나는 미국 정부로부터 10억달러 지원을 받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 27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미국에서 대규모 임상 3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미국 보건당국자도 “올해 안에 백신 개발이 완료돼 일반인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바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기업 가운데 하나인 모더나의 백신 예상값이 알려지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최근 모더나의 경쟁업체인 미국 제약바이오 업체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제휴)가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예상가격은 2회 접종 기준 39달러였다. 임상 3상을 진행중인 화이자는 최근 “이르면 10월 임상을 끝내고 최종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1억 접종분 백신을 공급할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사전 백신 공급 계약을 맺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공동개발)의 10달러 이하(2회 접종분) 공급 계획과 견줘도 모더나의 예상가격은 큰 차이가 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국내 백신 개발·제조기업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19 백신 제조계약을 맺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재앙을 몰고오면서 관련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기업의 공적 공급 여부도 눈길을 끌고 있다. 스티븐 호지 모더나 사장은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수익을 남기지 않는) 실비로 팔지는 않겠다”며 영리사업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와 달리, 화이자의 최고경영자 앨버트 부를라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백신 1회당 19달러라는 기준을 고수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미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은 적어도 팬데믹 초기 단계의 절박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1차 단계에서는 실비로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모더나가 책정한 현재 ‘타겟가’를 경쟁업체들 틈에서 끝까지 고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내에서는 녹십자가 코로나19 치료제인 혈장치료제를 무상공급하겠다는 입장을, 셀트리온도 백신이 개발될 경우 이익을 남기지 않고 공급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기업들은 치료제 개발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주가를 끌어려 다른 방식으로 상당한 이익을 보고 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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