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일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고위 임원 여럿을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의 공정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큰일이다”라면서도 “삼성 차원의 입장은 따로 내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평가하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시세 조종이나 회계사기 혐의는 벗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재계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한 재계 단체 관계자는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면서까지 기소한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4대 그룹에 속한 한 그룹의 고위 임원은 “위법에 관한 건이니 법의 심판을 깔끔하게 받는 게 향후 삼성을 위해서나 선례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의 고위 임원은 “기소로 결론이 났으니 기업엔 가장 나쁜 불확실성은 해소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검찰 기소가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자가나 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포럼)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필요하고 적절한 조처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류영재 포럼 회장(서스틴베스트 대표)은 “기업 거버넌스나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중요하게 보는 장기투자자들에게는 이번 기소가 좋은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식 스카이투자자문 고문(변호사)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세습하려다 보니 30년 가운데 10년은 불법 세습에 몰두하느라 정작 경영전략에는 소홀하게 되었다. 이래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김재섭 조계완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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