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용접 등 공장가동률 63%로 뚝
섬유업 1∼8월 수출 44∼9%나 줄어
두 업종 취업자 수도 대폭 감소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긴급지원을”
섬유업 1∼8월 수출 44∼9%나 줄어
두 업종 취업자 수도 대폭 감소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긴급지원을”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른바 국내 ‘뿌리산업’과 섬유산업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한데다가 업체 수가 각각 3만2천여개와 4만5천여개에 이를 만큼 영세한 구조를 띠고 있어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도금)·열처리 등 뿌리산업의 공장 가동률(뿌리 특화단지)은 올 들어 63.2%까지 떨어진 상태다. 자동차·기계 등 전방 주력산업의 생산 위축과 판매 부진이 후방에 위치한 뿌리산업 공정에 차례로 옮겨지면서 일감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국내 주력산업을 밑바탕에서 떠받치는 뿌리를 맡고 있는 터라 자동차·기계·전자·조선 등 4개 전방 산업에 대한 매출 의존률이 75%에 이른다. 국내 뿌리산업 업체는 총 3만2606개로, 업종별로는 주조 1765개(5.4%), 금형 9744개(29.9%), 소성가공 5751개(17.6%), 용접 7176개(22.0%), 표면처리 6962개(21.4%), 열처리 1208개(3.7%) 등이다.
특히 뿌리산업 업체들은 영세한 2~4차 벤더(중간 납품 단계)로 주로 구성돼 있어 경기변동에 유독 취약한 편이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형편이 괜찮은 1차 벤더 비중은 16.2%에 그치는 반면, 2차(22.0%) 3차(24.7%) 4차 이상(37.1%) 등 밑으로 내려갈수록 업체 수는 더 많고 규모는 더 영세한 구조다. 제조업 고용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8월 국내 금속가공업 취업자는 1만8천명(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주조와 표면처리 등 뿌리산업 일부 업종은 고용노동부에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직접적인 매출 타격을 입고 있는 섬유 업종의 고용지표는 특히 나쁘다. 지난 8월 섬유·의류 업종 취업자 감소 폭은 2만5천명(전년 동기 대비)에 이른다. 통계청과 관세청 자료를 보면, 국내 의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월~7월엔 6.1~31.4%, 섬유 수출은 1~8월에 9.1~44.3% 각각 줄어들었다. 규모가 워낙 영세하다보니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융통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원료·원사, 원단(편물·직물), 봉제·의류 등 섬유산업에 속한 총 4만5752개 업체 가운데 10인 미만 영세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8%다. 섬유산업협회 쪽은 “섬유는 생필품과 산업용품의 생산 기반인데 코로나로 수출과 생산이 급감하고 있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총 40조원) 지원대상 업종에 포함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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