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2계류장관제탑에서 국정감사 현장시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항공·여행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이 우수하다고 검증된 국가 간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된 여객에 한해 별도의 격리 의무 없이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뜻한다. 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 간 협약 체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터라 관련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는 홍콩·중국·타이완·베트남·싱가포르 등과 트래블 버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홍콩과 싱가포르가 트래블 버블에 합의했다. 아시아권에선 첫 협약이다. 이 소식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주가는 10% 뛰었다. 트래블 버블 협약이 항공사 수익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본 셈이다.
한국의 트래블 버블 협약 추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6일 김원진 주홍콩총영사는 “홍콩이 한국-홍콩 간의 트래블 버블을 제안했고, 양쪽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난 에릭 테오 싱가포르 대사도 “향후 한국과도 트래블 버블이 허용돼 제주-싱가포르 간 직항개설 등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협약 체결이 이뤄지면 국외 여행과 출장 등 여객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국인 600명, 외국인 400명 등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내국인 응답자 중 52.8%는 협약 체결 후 국외여행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외국인은 응답자의 72.7%나 같은 뜻을 내비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방역에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다면 항공사로서는 국수가게에서 국수를 뽑을 수 있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일부 국가와 체결되더라도 숨통은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 레드캡투어 관계자도 “트래블 버블이 시행되면 당장 기업에서 급격히 많은 출장 수요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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