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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삼성 총수 부재에…“‘뉴삼성’ 투자 차질” “재벌개혁 출발점”

등록 2021-01-18 18:22수정 2021-01-19 02:47

또 총수 부재 맞은 삼성그룹
반도체 M&A 등 신사업 악영향
“옥중경영 제한적, 기회손실 클 것”
전문경영인 체제 큰그림 그려야
“지난 구속때도 경영공백 없었다”
‘횡령 취업제한’ 놓고 논란 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국정농단 뇌물’ 혐의로 법정에 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법원이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하면서, 삼성은 또다시 ‘총수 부재’ 사태를 맞아 비상경영에 들어가게 됐다. 일각에선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삼성과 국내 재벌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 “‘뉴삼성’ 투자 차질?” vs. “재벌개혁 출발점”

18일 법원의 법정 구속 결정으로 그동안 ‘뉴삼성’을 기치로 내걸어온 이 부회장은 또다시 ‘옥중 경영’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총수 부재 속에 기업집단 삼성의 59개 계열사에서는 그룹 사장단 회의가 줄어들고 한동안 계열사별 각개전투 체제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신설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사장 정현호)가 총수 구속으로 어수선한 그룹 전반을 조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태스크포스가 사실상 옛 미래전략실의 부활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있는 터라, 적극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의 별세 뒤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미래 신사업 확대 등 ‘뉴삼성’으로 변화하는 중이었던 점에서, 삼성 내부에선 그룹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대규모 인수·합병이 벌어지고 자동차 배터리 산업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에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오너 경영인으로서 역할은 제한받게 됐고 일반 면회가 하루 10분뿐”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2월~2018년 2월까지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돼 있던 때도 경영 공백 우려는 기우로 드러났다. 삼성 계열사들의 실적이 말해준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에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호황이 예상되는 등 경영 여건도 더없이 좋은 상황이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총수가 구속된다고 경영에서 큰 공백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며 “삼성이 내부에 태스크포스를 꾸려서 총수 없는 새로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재벌 개혁 역사에서 굵은 획을 긋는 출발점이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사람도 아무리 재계에서 선처를 요청하고 ‘경영 공백’ 공포 마케팅을 해도, 죄를 지으면 구속되는 걸 다른 기업들도 이번에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창민 교수는 “최고 경제권력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니까 재벌 개혁에서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이 여전히 경영에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한다 해도 장기간 감옥에 가 있게 되면 전문경영인들한테 더 권한이 갈 것이고,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 체제가 좀 더 강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취업제한’ 거취 논란 불거질 듯

이 부회장이 현행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취업제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조항은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제사범 가운데 범법 금액이 5억원 이상일 때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징역형의 경우 형 집행 기간은 물론 집행 종료 혹은 사면 그 이후 5년까지 취업이 제한된다. 다만,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어, 이 부회장 측이 법무부에 취업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으면 직을 유지할 수 있다. 법무부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승인 신청을 하면 특정경제사범 관리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장관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며, 이 부회장의 경우 승인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에서 재상고를 할 경우에는 형이 확정되지 않아 취업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계완 송채경화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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