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 화상으로 첫 공식 면담을 갖고 있다. 산업부 제공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과 화상으로 첫 공식 면담을 했다. 양쪽은 “코로나 백신의 무역·수출제한을 최대한 자제하자”고 입을 모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유 본부장이 이날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과 화상 면담을 하고 “최근 각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백신 수출제한 조처에 두 사람이 우려를 표명하면서 ‘무역과 보건 이니셔티브’에 따라 각국이 무역제한 조처를 최대한 자제할 필요성에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이니셔티브는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으로 △필수 의료용품의 불필요한 수출제한 조처 즉시 철폐 △무역 원활화 모범 사례 확산 등을 담고 있다.
유 본부장은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이 코로나 백신 수급 개선과 전세계적인 백신 제조능력 확충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취임 전후에 ‘백신 국가주의’ 배격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최근 들어선 백신 개발사와 제조사 사이의 자발적인 라이선싱 활성화를 위한 국제 무역·통상 회의 개최를 주창하고 있다.
두 사람은 또 차기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오는 11월) 때까지 세계무역기구 개혁 방안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주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산보조금 협상과 전자상거래 등 복수국 간 협상을 진전시킬 방안도 논의했다. 수산보조금 협상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세계무역기구 회원국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유일한 다자 협상으로, 각국 정부의 수산보조금을 대폭 줄이거나 포괄적으로 금지해 과잉 어획을 막고 고갈 위기에 놓인 전세계 수산자원을 회복하자며 2001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번번이 타결에 실패해왔다.
이 밖에 유 본부장은 한국의 교역 규모나 세계무역기구 분담기여금(2020년 총 분담금의 약 2.9%, 567만스위스프랑, 약 68억4천만원)에 비해 한국인 직원의 진출(4명, 0.6%)이 현저히 적다며 더 많은 한국 인재들이 세계무역기구 사무국의 비중 있는 자리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에게 요청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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