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등 미국에 8조원 규모 신규 투자를 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칸’(미국 제품 구매) 정책 기조에 맞춰 현지 투자를 늘리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시설과 수소 인프라, 도심 항공교통(UAM) 사업 등에 2025년까지 5년간 74억 달러(약 8조4천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바이 아메리칸’ 행정 명령에 서명하는 등 현지 생산품 우대 정책을 추진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미국 정부 기관의 차량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또 전미자동차노조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만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을 주라고 주장하는 등 미국 현지 전기차 육성 정책이 힘을 얻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조만간 미국 내 포드 생산 공장을 방문하며 전기차 육성 정책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대차 미국 판매 법인과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을 둘러보고 미국 내 투자 확대 가능성을 점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등 완성차의 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 규모와 범위 등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