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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우량 사업’ 둔촌주공 재건축마저…‘레고랜드 사태’에 부동산도 위기

등록 2022-10-23 16:57수정 2022-10-24 02:48

금리 오르는데 PF 대출 막힌데다 공사비 20~30%↑
“현금 동원력 없는 중소형사들 버틸 재간이 없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현대건설 제공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현대건설 제공

서울의 초대형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내년 1월 일반분양을 목전에 두고도 채무상환을 연장하는 데 난항을 겪자 건설업계가 파장을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둔촌주공같은 우량사업장도 자금난을 겪는다면 최근 부동산시장 과열기에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던 중소형 건설사들 상당수가 머지않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지난 21일 둔촌주공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에 대한 자산담보부단기채(ABSTP) 차환이 실패하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증권사들이 내년 1월 일반분양 전까지 두 달가량 자금을 수혈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직후 단기 자금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부동산 피에프를 통해 24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비 7천억원을 빌렸는데, 공사비를 둘러싼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은 끝에 지난 8월 대주단으로부터 만기연장을 거부당했다. 결국 사업비 7천억원은 둔촌주공 시공사인 현대건설,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4곳이 오는 28일까지 자체 자금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둔촌주공의 경우 시공단인 대형건설사 4곳이 긴급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중견 건설사들이 참여한 재개발·재건축 단지, 부동산 개발사업 등의 경우 신용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막히면 건설사 부도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는 시공능력평가 8위인 롯데건설의 자금난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일 롯데케미칼로부터 3개월간 5천억원을 차입한다고 밝혔다. 18일 운영자금 목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천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롯데건설이 조달하려는 7천억원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피에프 상환 용도로, 분양지연으로 공사비 회수가 늦어지고 있는 둔촌주공 재건축을 비롯해 정비사업에서 예상치 못한 우발채무가 발생하며 회사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피에프 부실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우려한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오르는데 피에프 대출은 막혔고, 공사비는 최근 20~30%씩 상승한 상태”라며 “현금 동원력이 없는 중소형 시행사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증가도 건설업계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이미 떠올랐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8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총 3만2722호로, 전달보다 4.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5012호로 전달 대비 10.7%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16일 경기 양주·안성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는데, 수도권에 미분양 우려가 큰 관리지역이 재지정된 것은 2년 만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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