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집값이 1% 상승하면 최장 7년까지 출산율에 영향을 끼치고, 합계출산율은 약 0.014명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일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과 출산율 하락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의 수다.
분석 결과를 보면, 최근 들어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출산율 하락 반응이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0년대에는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약 10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출산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출산율 하락 반응이 약 5~6개월 이후부터, 2010년대 중반부터는 1~2개월 뒤 출산율 하락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합계출산율 하락은 최장 7년 동안 지속되며, 1%의 가격 상승에 향후 7년간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녀 출산은 이후 발생하는 양육, 보육, 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택가격이 지불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되고, 변동성이 낮게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장 수요자들이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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