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2억 이하 계약을 권합니다”…정부, ‘안심전세 앱’ 출시

정보 비대칭 문제 풀고자
정부, 관계기관들 협력

적정 시세, 임대인 정보 등 제공
등본 내용 바뀌면 카톡으로 알림

국토교통부 제공

전세 계약을 맺기 전에 주택 시세 정보와 임대인 세금 체납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안심전세 앱’(APP)이 2일 출시됐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부동산원은 이날 임차인이 전세계약을 맺을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안심전세 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안심전세앱은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의 후속 조처다.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부동산원,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관계기관이 지난 4개월간 협력해 만들었다.

안심전세 앱은 전세사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특히 최근 전세사기가 무더기로 벌어진 신축빌라에 대해서도 안심전세 앱은 적정 시세를 제공한다. 세입자가 적정 시세를 알면 분양 가격과 같거나 더 높은 전셋값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이날 출시된 안심전세 앱은 1.0 버전으로, 이번 버전에는 수도권의 다세대·연립주택과 50세대 미만 소형 아파트의 시세만 먼저 담긴다. 신축주택의 경우 준공 1개월 뒤에 부동산원이 조사한 확정 시세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올 7월에는 2.0 버전이 출시되며, 이때는 제공되는 시세 정보가 주거용 오피스텔, 지방 광역시 다세대·연립주택과 50세대 미만 소형 아파트로 확대된다. 또 2.0 버전에는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가 협업해 산정한 준공 1개월 전 잠정 시세 정보도 담기게 된다.

국토부는 “시세조회를 할 때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서 추천하는 주변 지역의 믿을 만한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상담센터) 전화번호를 표시해, 전문가에게 시세 정보 관련 의견도 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제공

안심전세 앱에 선순위 권리 관계, 근저당, 전세보증금 등 정보를 추가로 입력하면 자가진단 결과도 도출된다. 임차인이 검색한 주택의 지역 평균 전세가율과 평균 경매낙찰가율 정보를 바탕으로 안심할 수 있는 전세보증금 수준이 제시되고, 경매에 넘어갈 경우 손실이 우려되는 금액도 그래프와 함께 제공된다. 또 해당 주택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에 가입 가능한 물건인지도 안내된다.

임대인이 과거 보증금 반환을 안해 보증사고를 일으킨 경우가 있는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가입이 금지된 사람인지, 상습적으로 보증금 반환을 안해 ‘악성임대인’으로 등록된 사람인지, 채무와 체납 기록이 있는지 등의 핵심 임대인 정보도 단계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된 1.0버전에서는 임대인만 자신의 정보를 안심전세 앱에서 조회할 수 있다. 따라서 1.0버전에서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정보 조회 뒤 핸드폰 화면을 직접 보여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2.0버전에서는 안심전세앱과 국세청 서버가 연계돼 임차인이 자신의 핸드폰으로 임대인의 체납 정보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정보 조회 권한 요청을 보내면 임대인의 핸드폰 화면에 ‘푸시’ 형태로 동의 버튼이 나타나고, 임대인이 동의 버튼을 누르면 임차인 핸드폰에 임대인 정보가 표출되는 방식이다. 이때까지는 임대인이 보여줘야 임차인이 임대인 정보를 알 수 있는 셈이다.

마지막 3.0버전은 국회에 계류 중인 임대인 정보 공개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어야 출시가 가능하다. 법안이 통과되면 집주인 동의가 없어도 임차인이 안심전세앱을 통해 임대인의 체납 정보를 알 수 있고, 악성임대인 명단 등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 제공

이밖에도 안심전세 앱에서 건축물 대장을 열람해 불법건축물 해당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도 열람할 수 있게 돼 선순위채권과 근저당 등 설정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을 한번이라도 열람하면 2년 6개월 동안 해당 주택의 등기부 내용이 바뀔 때마다 임차인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보내주는 서비스도 시행된다. 최근 일어난 전세사기 대부분이 전세계약 체결 뒤 임대인이 바뀌었거나 가압류에 걸린 사례란 점을 고려한 조처다.

안심전세앱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사내 변호사와 1대 1 법률상담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또 공인중개사 등록정보도 조회된다. 처음 전세계약을 하는 사람들이 꼭 확인해야 하는 목록(체크리스트)와 표준계약서 양식,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공공임대주택 관련 정보, 전세대출 금리, 등록임대사업자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최하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