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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전세사기 주택 사들인다…원희룡 ‘매입 어렵다’서 태도 바꿔

등록 2023-04-21 19:39수정 2023-04-22 00:41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한 회원이 21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매각기일 직권 변경 요청 기자회견에서 구호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한 회원이 21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매각기일 직권 변경 요청 기자회견에서 구호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활용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사들인다. 매입은 쉽지 않다던 기존 태도를 바꾼 것이다.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에 이어 경기 화성 동탄, 대전, 부산 등 전국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르자 특단 조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엘에이치 서울지역본부에서 이한준 엘에이치 사장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방안을 밝혔다. 원 장관은 “전세 피해가 시급하고 워낙 절박한 만큼, 이미 예산과 사업 시스템이 갖춰진 엘에이치 매입임대제도를 확대 적용해 전세사기 피해 물건을 최우선 매입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범정부 회의에 제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엘에이치 매입임대주택은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사들인 뒤 개보수해 무주택 청년, 신혼부부, 취약계층 등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사업이다. 엘에이치는 올해 주택 2만6천호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여기에 책정된 예산은 5조5천억원이다. 엘에이치는 강북 미분양 주택을 고가 매입했다는 논란으로 매입임대주택 가격 산정 기준을 조정하느라 이달 들어서야 매입 공고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피해 주택 매입에 올해 예산을 먼저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자체와 지방공사의 매입임대주택 물량 9천호를 포함하면 총 3만5천호까지 매입할 수 있다. 원 장관은 “올해 매입임대주택 사업 물량을 피해 주택 매입에 우선 배정하는 것만으로도 피해 주택 대부분을 커버(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추가 물량을 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하는 피해 임차인에게는 경매에 나온 주택의 우선매수권을 줄 계획이다. 피해 주택을 구입할 의사는 없지만, 살던 집에 계속 거주하길 바라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엘에이치가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하게 된다.

원희룡 국토교토부 장관(가운데)이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원희룡 국토교토부 장관(가운데)이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엘에이치 매입임대는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임대료는 시세의 30~50% 수준이다. 공공이 피해 주택을 사들이면 전세사기 피해자가 주거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인천 미추홀구 사례처럼 선순위 채권자가 있는 경우엔 보증금 회수는 불투명하다. 경매 절차를 통해 공공기관이 매입하며 지불한 대금이 법원의 배당 절차에 따라 은행 등 선순위 채권자들에게 먼저 돌아가기 때문이다. 임차인 피해를 온전히 회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엘에이치가 경매 시 우선매수권을 확보해 전세사기 주택을 매입하려면 민사집행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 전세사기 외에 집주인의 단순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경매 등에 대해서도 매입할 것인지 등 매입 대상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한 심의도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오는 23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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