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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생애최초 특공 확대…‘내 집 마련’ 사전청약 기회 열렸다

등록 2020-09-08 18:53수정 2020-09-09 02:00

3040 세대 공공분양 길 열리나?
소외됐던 ‘3040’ 문턱 낮춰···‘집 사지 말고 청약’ 확실한 신호
하남 교산·고양 창릉 등 입지 좋아…남양주 왕숙 8900가구 물량 최다
용산·태릉·상암 등 서울만 1만가구…신혼·생애최초 특별공급 55%로 확대
중형평형 확대, 소형경쟁 낮아질 듯…전문가 “젊은층 3기새도시 노려볼만”
하남 교산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하남 교산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정부는 8일 하남 교산 등 3기 새도시와 서울 용산 정비창 등지에서 공급하는 공공분양 6만가구를 내년과 2022년에 걸쳐 조기에 공급하기로 하고 지역별 사전청약 일정을 공개했다. 정부로서는 본청약 1~2년 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쇼케이스’ 같은 사전청약을 통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는 또 분양가격이 낮고 품질이 양호한 공공분양 공급 일정을 수요자들에게 서둘러 제시해 최근 3040세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공황구매’(패닉바잉)를 잠재우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밝힌 사전청약 물량을 보면, 6만가구 중 3기 새도시는 2만2천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요자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하남 교산의 경우 공급 물량 3만2천가구 중 3600가구가 공공분양 사전청약 물량으로 잡혔다. 하남 교산(649만㎡)은 서울 송파구와 연접해 입지가 우수하고 사업지를 송파 방면으로 연결하는 도시철도 노선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와 인접한 고양 창릉(813만㎡)은 공급 물량 3만8천가구 중 공공분양 4100가구가 사전청약을 받는다. 3기 새도시 중 최대 규모인 남양주 왕숙(1134만㎡)의 경우 가장 많은 8900가구가 사전청약으로 공급된다. 서울에서는 용산 정비창 부지에 들어서는 1만가구 중 3천가구가 2022년에 사전청약으로 나오고 노원구 태릉골프장이나 과천 정부청사 부지 등지는 내년 하반기 중 사전청약을 한다는 목표가 설정됐다. 태릉골프장은 2천가구, 과천 정부청사 부지나 서부면허시험장 등지에선 각 1500가구 정도를 사전청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들 물량까지 다 합하면 서울에서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은 1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사전청약 물량이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분양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청약 시장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3040세대가 사전청약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지다.

부동산업계에선 수도권 3기 새도시는 3040세대가 사전청약을 통해 충분히 분양받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무주택세대주 기간이 짧고 가구원 수가 많지 않은 젊은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정부는 7·10대책에서 공공분양의 생애최초 특별공급 비율을 기존 20%에서 25%로 높였고 30%의 물량이 배정되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신청자 소득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대와 3040세대들이 특별공급을 통해 3기 새도시 공공분양에 입주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공공분양 주택을 지을 때 전용면적 60~85㎡ 규모 중형주택을 지역에 따라 30~50% 수준까지 공급하기로 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층으로선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주택에 청약했을 때 종전보다 당첨 가능성이 커질 여지가 생긴 것이다.

다만, 많은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용산정비창 등 서울 도심권 공공택지에선 아무래도 공급 물량이 적은 편이어서 3040세대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사전청약 3천가구가 예정된 용산정비창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별공급에서도 ‘로또’ 수준의 청약경쟁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층으로선 분양가격이 낮은 3기 새도시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라며 “새도시가 들어서는 행정구역에 1~2년 이상 거주하면 지역우선공급을 받을 수 있어 분양을 희망하는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이주하는 현상도 생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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