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5개월 만에 오름폭을 줄이며 상승세가 꺾였다. 정부의 ‘2·4 주택공급 대책’ 이후 청약 대기 수요가 늘고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까지 더해지며 매수세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3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38% 올라 전월(0.51%)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10월 0.16%에서 11월 0.17%로 횡보한 뒤 12월 0.26%, 올해 1월 0.40%, 2월 0.51%로 매달 상승폭을 키웠는데, 지난달 5개월 만에 상승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올랐으나 2·4대책에 따른 공급 기대감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공시가격 상승, 보유세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택가격도 지난달 0.96% 오르며 5개월 만에 상승폭을 줄였다. 전달 1.17%를 기록해 2008년 6월(1.80%)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던 것에 견줘선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상승폭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집값을 견인한 곳은 광역급행철도 호재가 있는 경기 지역이었다. 지티엑스(GTX) 씨(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의왕시가 2.90% 오른 것을 비롯해 역시 씨노선 연결 기대감이 있는 안산 단원구(2.34%)와 교통 호재가 있는 시흥시(2.30%), 안양 동안구(1.99%)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천도 지티엑스 비(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3.24%)와 서구(1.43%)를 중심으로 올랐다.
그밖에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77%로 전월(1.00%)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대전이 1.26%에서 1.18%로 상승폭이 감소한 것을 비롯해 대구(1.30%→1.11%), 부산(0.99%→0.66%), 울산(0.85%→0.47%), 광주(0.40%→0.34%) 모두 상승폭을 줄였다.
전세시장도 서울을 중심으로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날 부동산원이 따로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3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이 0.03%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1~12월 주간 기준으로 상승률이 0.14~0.15%까지 높아진 뒤 올해 1월 0.13%, 2월 0.07%, 3월 0.03%까지 오름폭을 줄이며 진정되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서울 강남구에 이어 마포구(-0.01%)와 강동구(-0.02%) 전셋값이 1년 이상 상승하다가 처음으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단기간 크게 올라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까지 가세하면서 해당 지역의 전셋값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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