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매매가격이 5개월째 1%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는 등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시작된 1% 초과 상승 랠리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보면, 수도권 아파트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94%에서 1월 1.12%로 올라선 뒤 2월 1.71%, 3월 1.4%, 4월 1.33%, 5월 1.21%로 5개월째 줄곧 1%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는 11월에 1.01%로 올라선 뒤 7개월째 1%를 초과하는 상승률을 보였고 특히 2월에는 2.3%로 급등하기도 했다. 인천은 1월 1%로 올라선 뒤 3월 2.07%, 4월 2.27%, 5월 2.19%로 3개월째 2%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수도권 내에서도 과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매매가격이 5개월 연속 1%를 초과하는 상승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뷰어가 자료 제공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버블세븐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이 심각했던 노무현 정부 때(2006년 10월~2007년 1월)는 4개월 연속, 부동산 시장 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2008년 3월~2008년 6월)에도 4개월 연속 1% 초과 상승이 이뤄진 적이 있다.
특히 5월까지 누적 상승률이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이미 초과한 사례가 수도권 내에서 속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수도권 규제지역 57곳 가운데 올해 5월 누적상승률이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선 곳이 31곳에 달했다. 의왕은 5월 누적상승률이 19.45%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 10.39%를 9.06%포인트 초과했으며 시흥 16.8%(지난해 연간 상승률 8.46%), 양주 11.87%(4.19%), 인천 동구 5.31%(0.19%), 의정부 11.37%(6.3%), 안산 16.15%(11.18%), 서울 서초구 2.58%(-1.64%) 등도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06년에는 버블세븐이라던 분당 및 판교 인근 지역이나 강남 재건축, 랜드마크 아파트 등이 급등했다면 지금은 상대적으로 상승이 미미했던 장기소외지역들에서 급등하고 있는 점이 차이”라며 “서울에 30대 임차가구가 경기도에 갭투자를 하거나 실거주할 집을 마련하는 등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에다 지티엑스(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발 호재가 맞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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