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EPA 연합뉴스
미국 금융당국이 세계 5위 규모의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비엔비(BNB)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7일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엔비 발행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비엔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최근 시가총액은 약 60조원으로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거래위는 바이낸스의 2017년 비엔비 가상자산공개(ICO)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거래위가 2019년 펴낸
가이드라인을 보면, 위원회는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판단할 때 발행사 등이 네트워크 개발이나 운영, 홍보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지를 주로 고려한다. 투자자들이 발행사 쪽의 노력에 따른 투자수익을 기대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본다는 얘기다. 증권거래위는 특히 가상자산공개 백서에 명시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따진다고 알려져 있다.
바이낸스의 비엔비
백서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2017년 발간된 이 백서에는 바이낸스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분기마다 바이낸스가 거둬들인 수익의 20%를 비엔비 매입과 소각에 쓰겠다는 식이다. 이후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증권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며 해당 내용을 백서에서 삭제했다고
알렸다. 백서에는 비엔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50%를 바이낸스 마케팅에 쓴다는 내용도 있다.
바이낸스는 내부자 거래 문제로도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바이낸스 상장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에 해당 가상자산을 대량 매입하는 월렛(지갑)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비엔비 시세는 증권거래위 조사 소식이 알려진 지 반나절 만에 300달러에서 28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