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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도요타의 비결 “작업장 혁신과 협력적 노사관계”

등록 2007-08-24 19:37수정 2007-08-24 22:27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등을 생산하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츠츠미 공장에서 노동자가 차체 아래서 조립을 하고 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등을 생산하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츠츠미 공장에서 노동자가 차체 아래서 조립을 하고 있다.
‘도요타 방식’의 탄생, 츠츠미 공장에 가다

여러 차종 한 생산라인서 조립
체계적 학습·높은 숙련도 덕분
지난해 180조 매출·10조 순익

지난 23일 오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츠츠미 공장. 도요타의 첫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프리우스와 캠리 등을 생산하는 조립라인이 갑자기 삐하는 소리와 동시에 멈춰 섰다. 작업 공정 중에 문제를 발견한 노동자가 머리 위의 흰 줄을 당긴 것이다. 안내를 맡은 이 공장 홍보담당 요시이 치히로씨는 “누구든 작은 문제라도 발견하면 밧줄을 당겨 생산라인을 멈출 수 있다”며 “불량품은 절대로 다음 공정으로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것이 도요타의 생산원칙”이라고 소개했다.

1970년 세워진 츠츠미 공장은 필요한 부품을 실시간 공급하는 ‘적기생산’(just in time)과 노동자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이른바 ‘도요타 생산방식’의 태동지이다. 겉에서 보기에도 생산 공정과 흐름은 빈틈이 없어 보였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노동자들은 보행거리를 단축시킨 동선을 따라 기계처럼 움직였다.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도요타의 생산방식을 배우고 있지만, 이런 작업 형태는 강도 높은 노동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비인간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40년 가까이 된 공장의 작업환경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도요타는 높은 생산성으로 이런 논란을 잠재운 듯했다. 지난해 토요타가 만든 차량은 모두 910만대로, 약 180조원의 매출과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 22일치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 1면에는 도요타가 오는 2009년 전세계 자동차 기업 중 처음으로 연간 1천만대 생산을 돌파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미국 지엠(GM)을 누르고 1위에 오를 것이란 부연 설명에선 장기불황의 터널을 뚫고 나온 일본인들의 자부심이 풍긴다.

창업주의 손자인 도요타 아키오가 부사장을 맡는 등 오너 일가의 경영참여가 이뤄지고 있지만, 가족간 경영권 다툼이나 편법상속 시비, 노조에 대한 적대적 태도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 도요타의 생산성이 협력적 노사관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도요타는 지난 50여년 동안 한번도 정리해고를 한 적이 없다. 회사는 고용을 보장하고 적절하게 성과를 배분한다면, 종업원들은 숙련도를 높여 생산성 향상으로 답한다는 것이다.

츠츠미 공장은 6300여명의 노동자들이 연간 48만대를 생산한다. 프레스와 차체, 도장, 조립 등으로 이뤄진 생산공정도 국내 자동차 공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조립 라인에 똑같은 차종, 똑같은 색깔의 차는 오르지 않았다. 여러 차종이 한 생산라인에서 조립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혼류방식’의 다품종 생산은 체계적인 학습과 숙련, 생산방식의 유연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국내 자동차 공장과는 뚜렷하게 대조된다. 도요타 생산방식을 연구해온 노하라 히카리 나가노대 교수는 “도요타의 생산성과 품질은 작업장의 끊임없는 혁신과 완결 공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시(아이치현)/글·사진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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