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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북 미사일 “가장 강한 어조 규탄”…외교→억제 전환 조짐

등록 2022-10-05 14:54수정 2022-10-06 10:00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폭격 훈련에 나선 한-미 공군 전투기들이 4일 비행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폭격 훈련에 나선 한-미 공군 전투기들이 4일 비행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가장 강한 어조”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미국은 그에 앞서 한.일 양국과 각각 전투기를 띄워 북한을 위협하기 위한 대응 훈련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그동안 유지해 온 ‘외교’ 중시에서 군사력을 앞세운 ‘억제’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전 8시 반께부터 25분 동안 이뤄진 기시다 총리가 통화에서 “일본 상공을 넘어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일본인들에게 위험이 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가장 강한 어조로 함께 규탄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일 정상이 즉각적·장기적 대응을 위해 한국 및 국제 사회와도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날 대응은 파상적으로 진행됐다. 하루에만 미-일 정상 통화와 군사훈련에 이르는 다양한 대응이 이어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위험하고 무모한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백악관 안보보좌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국무부 부장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까지 잇따라 한·일의 상대 쪽 대표와 통화하며 북한을 규탄하고 강경한 대응을 다짐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북한에게 ‘외교’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은 북한이 3월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나 이를 규탄했다면서도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언급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성명과 미-일 정상의 통화 후 보도자료를 보면, ‘외교’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북한을 바라보는 미국의 분위기가 매우 격앙됐음을 알 수 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냐’는 질문에 “발사 직후 한국 및 일본과 양자 훈련을 각각 실시한 것이 증명하듯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백악관과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화와 외교에 대한 긴급한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미국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또다른 징후는 발사 직후 실시된 한-미, 미-일의 연합 훈련이다. 이날 한국 공군과 주한미군은 각각 F-15와 F-16을 각각 4기씩 동원해 ‘공대지합동직격탄’(JDAM)을 이용한 정밀 폭력훈련을 했다. 주일미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도 각각 F-35B 4기와 F-2 4기, F-15 4기 등을 동원해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지난달 말 한-미가 동해에서 항공모함 레이건호를 투입한 연합훈련을 진행한 것도 무게중심이 ‘외교’에서 군사력을 동원한 ‘억제’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태도가 강경하게 변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미 앤더슨 기지가 있는 괌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인 일본을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동아시아에서 ‘두 개의 전선’에 맞닥뜨려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11월 중간선거 때문이라도 상대에게 유약한 모습을 보이기 어려운 처지다.

한편, 미국은 이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5일 열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요구하는 공개회의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회의가 열린대도 이들이 대북 추가 제재에 찬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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